1600년 이후 척추동물 680종·포유류 559종 멸종
1600년 이후 척추동물 680종·포유류 559종 멸종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5.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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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BES,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평가’ 공동보고서 채택
종간 다양성뿐 아니라 동종의 유전적 다양성도 급격히 악화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멸종된 호주 브램블 케이 지역에 사는 토착 설치류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사진 퀸즐랜드대 제공)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멸종된 호주 브램블 케이 지역에 사는 토착 설치류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사진 퀸즐랜드대 제공)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800만종 가운데 100만종이 수십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기구(IPBES)’는 6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7차 총회를 열고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글로벌 평가보고서’를 채택했다. IPBES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2012년 설립된 협의체로 현재 132개국이 가입해 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공동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2005년 유엔이 ‘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를 낸 이후 14년 만이다. 

IPBES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 지구적으로 혁신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생물다양성의 급격한 감소와 생태계 서비스의 악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멸종된 갈라파고스제도 핀타섬에 살던 '핀타 자이언트 거북'을 포함해 1500년 이후 멸종된 척추동물이 680여종에 달한다. 또 고기를 위해 가축화된 포유류 6190종 가운데 559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1000종은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밖에 현재 전 세계 양서류의 40% 이상과 해양 포유류의 3분의 1 이상, 상어와 어류의 3분의 1가량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보고서가 멸종 위기종으로 꼽은 생물 100만종은 현존하는 동식물 전체 종의 8분의 1가량으로, 이중 50만종 이상은 장기 생존을 위한 서식공간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문제는 종간 다양성뿐 아니라 동일한 종의 유전적 다양성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이 상실되면 그 만큼 환경변화에 취약해져 멸종위기에 더 몰리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처럼 지구 생물들의 멸종시계를 빠르게 움직이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인간'이었다. 

보고서는 생물 멸종의 가장 큰 원인으로 도시화 등 인간의 토지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동식물의 서식지 감소라고 밝혔다. 이어 인간이 식물을 채집하고 동물을 사냥하는 행위가 두 번째 원인이며, 기후변화가 세 번째 위협요소라고 덧붙였다. 

지난 50년간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식량·목재 등을 가져가 생태계 및 생물의 다양성 지표는 급격히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육지 표면의 75%가 변하고, 85%의 습지는 소실됐다. 산호초는 절반이 사라졌다. 

여기에 대기, 수질 및 토양 오염의 증가도 생태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1980년 이후 10배 증가해 바다거북의 86%, 바닷새의 44%, 해양 포유류의 43%를 포함해 적어도 267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 20년간 이뤄진 농지 확장은 절반가량이 천연림 훼손을 가져왔다.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약 1.0도 상승한 기온도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 이후 세계의 해수면은 16~21㎝가량 상승했다.

2000년 이후 지구상에서는 매년 650만㏊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산림 면적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보고서는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이 늘고 있다"며 “종의 멸종 속도가 지난 1000만년 동안의 평균보다 적어도 수십배에서 수백배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오는 2020년 10월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CBD) 15차 당사국총회에서도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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