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내진 퇴역탐지견 구조해달라'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서울대 보내진 퇴역탐지견 구조해달라'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5.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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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실험에 동원된 검역 탐지견 '메이', '페브', '천왕이'.(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서울대 실험에 동원된 검역 탐지견 '메이', '페브', '천왕이'.(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 구조 및 보호 전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대표 유영재)가 지난달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서울대 수의대에 실험용으로 이관된 퇴역 탐지견들을 구조해 달라'는 청원이 20만명이 넘는 인원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해당 청원에는 15일 오후 4시 현재 21만2600여명이 참여했다. 청와대의 공식 답변 요건을 넘긴 것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청원에서 "인천공항 검역센터에서 검역 탐지견으로 일하던 복제 탐지견 비글종 '메이'와 '페브', '천왕이'가 지난해 3월 서울대 수의대에 실험용으로 이관됐다"며 "국가를 위해 봉사한 사역견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동물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을 떠나 5년간이나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했던 국가사역견들에게 수고했다고 새가정은 찾아주지 못할 망정 어떻게 남은 여생을 평생 고통속에 살아가도록 동물실험실로 보낼 수 있냐"면서 "이 문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민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실험의 즉각 중단과 복제견들의 보호소 이관을 요구했다.
 
지난해 서울대로 이관된 복제 탐지견 3마리 중 '메이'는 이미 폐사했고, 나머지  '페브', '천왕이'는 현재 서울대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실험 과정에서 학대 행위가 있었다"며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현재 서울 관악경찰서가 수사를 진행중이다.

'사역견 학대실험'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대는 이 교수의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를 중단시켰고,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윤리위원회)는 이 교수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윤리위원회 산하 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 "동물실험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실험이 이뤄졌고, 해당 복제견 실험 반입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농림축산검역본부(인천공항지역본부)가 내부 훈령을 어기고 '메이'를 서울대로 이관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훈령 제85호(검역탐지동물의 운영 및 관리 요령)'의 제6조 ‘검역탐지견의 처분 조항’을 보면 검역탐지견 관리를 맡고 있는 인천지역본부장은 검역탐지견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관리전환·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도 검역탐지견의 복지를 고려해 실험·연구 목적으로는 관리전환·양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내부 훈령이 있음에도 인천지역본부는 지난해 3월 15일 서울대에서 연구과제 수행한다며 복제 검역탐지견 3마리의 이관을 요청하자 특별한 검토 없이 하루 뒤인 16일에 검역 복제견들을 서울대로 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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