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로 인공구조물 증가…새들 '쾅!'
도시화로 인공구조물 증가…새들 '쾅!'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5.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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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7년 11개 구조센터에서 8613마리 사고 후 구조돼
충돌사고는 조류 생활사보다 환경적 변화가 더 큰 영향 확인
조류충돌로 폐사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 경북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제공)
조류충돌로 폐사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 경북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 제공)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인공구조물이 증가함에 따라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

27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선·건물과의 충돌사고에서 구조되는 조류의 수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2017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11개소에서 전선·건물과 충돌사고로 구조된 야생조류는 모두 8613마리(외래종 및 사육조류 제외)로 집계됐다.

앞서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7년 12월~2018년 8월 전국 건물 유리창, 투명방음벽 등 총 56곳을 조사한 결과, 1년에 조류 800만마리가 벽에 부딪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KEI 발표에 따르면 특히 멧비둘기 등 소형 텃새가 폐사하는 일이 많았다. 멧비둘기가 85마리, 직박구리 43마리, 참새 40마리, 박새 19마리 순으로 총 378마리의 조류가 인공구조물 충돌로 폐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참매, 긴꼬리딱새도 1마리씩 발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충남, 부산 및 경남,제주 일대에서 충돌사고로 폐사하는 조류가 증가했으며, 강원과 경북지역은 충돌사고에서 구조되는 조류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건축물, 건물의 유리창 및 소음 저감을 위한 투명방음벽 등 인공구조물과 조류의 충돌 현황을 환경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연구결과, 조류충돌 사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조류의 서식지는 다양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산에 사는 종(산새류)과 물가에 사는 종(수조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산새류가 수조류에 비해 더 높은 빈도로 충돌 후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새류의 경우 몸무게가 약 300g 이하인 소형 산새류가 전체의 67.7%로 충돌 후 구조되는 빈도가 가장 높았고 1000g 이상인 대형 조류도 약 12.2%로 두 번째 빈도를 보였다. 수조류는 몸무게가 1000g 이상인 중·대형종이 주로 충돌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류충돌 현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사진 환경부 제공)
조류충돌 현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동주택 등의 개발사업, 특히 고층건물의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조류충돌은 조류의 생활사 특성, 즉 서식·번식·월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따라 발생한다는 것이 확인됐다.(사진 환경부 제공)

 

KEI 자료에 따르면 유리로 구성된 건물과 건물 앞 조경수 등이 서로 평행하게 위치할 경우 조경수가 유리창에 반사돼 조류충돌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때 수평적 위치에 서 있는 나무나 꽃 또는 상층부 하늘이나 구름을 반사시키는 건물의 벽면을 20~40도 기울이면 유리면에 바닥(땅)이 함께 반사돼 조류충돌을 저감할 수 있다.

또한 유리창에 어떠한 사물이 반사되려면 빛이 필요하므로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시설물, 즉 어닝(차광막)을 설치해 햇빛을 가리면 유리에 반사되는 하늘, 구름, 나무, 꽃 등으로 인한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맹금류 스티커를 이용한 조류충돌 저감방안은 인공구조물과 조류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유리창에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다. 조류가 유리창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스티커 등을 부착하면 조망권은 나빠지지만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건물 내부, 즉 유리창 안쪽에 간단히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을 설치해 반사율을 낮추고 유리창을 조류에게 인식시켜 충돌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후승 KEI 환경평가본부 부연구위원은 “충돌사고에서 구조된 조류 현황을 살펴보면 조류의 생활사 특성에 따라 계절적으로 변화가 발생함을 알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여름에는 텃새와 여름철새의 충돌 비율이 높았고 겨울에는 겨울철새의 충돌 비율이 높았다”면서 “나그네새의 경우 이동시기인 봄철과 가을철에 충돌 빈도가 높았으나 충돌횟수는 크지 않았고, 길 잃은 새는 특정한 계절적 패턴 없이 1년 내내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인공구조물과 조류충돌을 저감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국가간 큰 차이가 없다”면서 “조류가 인공구조물과 충돌하는 이유는 투명한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사된 형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등 일시적인 시각적 혼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조류의 인식 혼란을 저감하거나 구조물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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