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물실험 373만마리…1년새 20% 급증
지난해 동물실험 373만마리…1년새 20% 급증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6.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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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고통이나 억압, 스트레스 준 실험 70% 넘어
실험견 비글.(사진 HSI 제공)
실험견 비글.(사진 HSI 제공)

 

지난해 국내에서 동물실험이 급증하고, 실험에 사용된 동물의 70% 이상이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스트레스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6일 '국내 동물실험시행기관의 2018년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362개 기관이 372만7163만마리(기관당 평균 1만295마리)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2017년 308만2259마리에서 20.9% 늘어난 규모다.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197만마리에서 2014년 241만마리, 2015년 251만마리, 2016년 288만마리였다.

지난해 사용된 실험동물은 대부분 마우스, 래트 등 설치류(84.1%)였고 어류(7.2%), 조류(6.0%) 등이 뒤를 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토끼(0.9%)나 원숭이(0.1%), 기타 포유류(1.7%)도 있었다. 기타 포유류는 소(0.9%), 개(0.4%), 돼지(0.3%)가 대부분이었다. 전년 대비 설치류의 비율은 7.8% 감소했고 어류와 조류는 각각 3.9%, 3.7%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일반기업체가 89.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공립기관(8.5%), 대학(2.0%), 의료기관(0.4%) 순이었다.

그러나 전년대비 증가율로는 국가기관이 4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반기업체(24%), 대학(14.8%)이 뒤를 이었다. 의료기관에선 9.1% 감소했다. 

동물들에게 극심한 고통이 따르는 실험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동물의 고통 정도에 따라 A~E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지난해 가장 고통스러운 E그룹의 동물실험은 36.4%, D그룹 35.5%, C그룹 25.7% 순으로 많았다. B그룹은 2.4%였다. 

E그룹은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실험이며, D그룹은 중등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정도, C그룹은 단시간의 경미한 통증 또는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정도, B그룹은 거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정도다.

지난해 진행된 실험에 동원된 동물은 모두 척추동물이며 죽은 생물체나 식물, 세균, 원충 또는 무척추동물을 이용한 교육 또는 연구(A그룹)에 사용된 동물은 없었다.

동물실험을 목적별로 나눠 보면 품질관리나 약품의 안전성 평가 등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실험이 38%로 가장 많았고 작용원리(기전)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초 분야 실험이 29.4%, 기초 분야와 임상 분야의 중간단계인 중개 및 응용연구 실험이 24.1%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기관은 총 385개소로 전년(384개소)과 비슷했다. 기관 특성별로 일반기업체가 41%, 대학 31.4%, 국·공립기관 19%, 의료기관 8.6% 순이었다. 

이중 운영 실적을 보유한 기관은 359개소(93.3%)였다. 전년(91.9%)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영 실적이 없는 나머지 26개소(6.8%)의 경우 연내 신규로 설치 및 폐지 등으로 실험을 수행하지 않았거나 2017년 말 동물실험 승인을 받고 실험을 진행한 기관이다.

운영실적을 보유한 기관에서는 총 3만3825건의 동물실험 계획서를 심의했다. 기관당 평균 94.2건을 심의했는데 이는 전년(80.8건)보다 16.6% 증가한 수준이다. 심의 결과별 비중을 보면 원안승인(2만4127건)이 71.3%로 가장 높았고 수정 후 승인(8265건·24.4%), 수정 후 재심(1268건·3.7%), 미승인(165건·0.5%) 등 순이었다. 기관별로 원안승인 비율은 일반기업체에서 95.7%로 가장 높았고 의료기관(86.2%), 국·공립기관(72.9%), 대학(44.6%) 등이 뒤를 이었다.

검역본부는 지난 2008년 1월 국내에 동물실험윤리제도가 도입된 이후 동물보호법 제45조에 근거해 매년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동물실험 윤리성 제고와 정책 방향 설정에 활용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행기관과 수행자와 함께 동물실험을 윤리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과학적으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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