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참수리 부부', 18년 새장 생활 끝내고 넓은 곳으로
경성대 '참수리 부부', 18년 새장 생활 끝내고 넓은 곳으로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7.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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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중순 새끼 참수리 태어나… 국내 자연부화 첫 사례
참수리가족,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로 보금자리 옮겨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 앞 새장에서 보호를 받아온 참수리 한 쌍.(사진 경성대 제공)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 앞 새장에서 보호를 받아온 참수리 한 쌍.(사진 경성대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맹금류인 '참수리'가 부산 경성대에서 태어났다.

31일 경성대에 따르면 올 3월 중순쯤 대학 내 중앙도서관 앞 새장에서 18년간 동거해 온 참수리 한 쌍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부화에 성공했다. 현재 생후 5개월째인 새끼 참수리는 100cm 가량 크기로 성장했으며 최근 이소(둥지 떠나기)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수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동북아시아에서 주로 서식하며 번식한다. 국내에서는 겨울에 가끔 모습을 나타냈을 뿐 아직까지 번식지가 발견된 적은 없다.

경성대에서 자연부화에 성공한 참수리 수컷은 2000년 11월쯤 부산 사하구에서 다친 채로 발견돼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보호소인 경성대 조류관으로 옮겨졌다. 암컷은 1년여 뒤인 2001년 12월쯤 부산 강서구 공무원의 신고로 발견된 후 보호를 위해 경성대로 오게 됐다.

현재 100cm가량까지 성장한 새끼 참수리가 은폐물 뒤에 숨은 모습.(사진 경성대 제공)
현재 100cm가량까지 성장한 새끼 참수리가 은폐물 뒤에 숨은 모습.(사진 경성대 제공)

경성대는 이들 가족에게 더 낳은 서식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국립생태원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을 위한 협약'을 맺고 보금자리 이동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0월 경북 영양군 77만평 부지에 개원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는 전문인력과 함께 맹금류 사육장, 50m 이상 날 수 있는 활강연습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도 지난 24일 전문위원을 경성대로 보내 참수리 가족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소속 변경과 이송을 허가했다.

참수리 가족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경성대에서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옮겨졌다.

경성대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 요인으로 부모 참수리가 예민해질 경우 새끼 참수리에게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보안유지를 해왔다"며 "다행히 현재 부모와 비슷한 크기로 자라면서 멸종위기복원센터로 이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참수리는 지난 1973년 4월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됐고, 2012년 5월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분류돼 보호를 받고 있다.

 

새끼 보호하는 참수리 부부.(사진 경성대 제공)
새끼 보호하는 참수리 부부.(사진 경성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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