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동물주의'를 선언하라"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동물주의'를 선언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9.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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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장더불어,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열두번째 '동물주의 선언' 출간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침서가 나왔다.

동물전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대표 김보경)는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열두번째 책 '동물주의 선언'(저자 코린 펠뤼숑·역자 배지선)을 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동물주의 선언'은 가장 먼저 독자들에게 '왜 동물 문제는 이론에서 실천으로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피터 싱어의 책 '동물해방' 등 동물의 윤리와 권리를 혁신하기 위한 지적 창조가 기여한 지 어언 50년. 그동안 진화론의 보편화와 여러 과학적 발견, 특히 '동물행동학'의 연구를 통해 동물이라는 존재와 그 사회의 복잡성 등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런 과학적 발견도 사회의 변화로 연결되지 못했다. 

우리 주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일상적인 동물학대가 벌어지고 있다. 학대의 유형도 나날이 진화하고, 더 잔인해지고 치밀해졌다.

많은 동물권단체의 열성적인 활동과 일반인들의 동물문제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었음에도 왜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 것일까. 

'동물주의 선언'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 코린 펠뤼숑은 현재 프랑스에서 동물, 생명 윤리에 관련해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정치 철학자로 동물윤리학 계보에서 3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동물윤리학의 3세대 철학자들은 동물문제가 인류 문제의 일부임을 주장하면서 '동물문제의 정치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책 제목 '동물주의 선언'에 쓰인 동물주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동물주의란 동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철학적, 사회·문화적, 정치적 운동으로, 궁극의 목적은 민주적으로 동물 착취의 종말에 도달하는 것이다. 

동물 문제는 결국 한 사회의 경제 시스템과 맞닿아 있다. 현재의 경제발전 모델인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가치를 모두 떨어뜨린다. 지배는 항상 타인의 몸에, 가장 약한 이들에게 먼저 행사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서 동물학대는 필연이다. 

또한 현재 인간 사회는 동물을 도구로 생각하는 종차별주의에 기반해 건설되었기 때문에 동물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은 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일이 된다.

결국 동물에게 더 정당한 사회로의 전환은 약자 착취에 기반한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동시에 종차별주의를 철폐해야 가능하다. 

저자는 "악한 일이 벌어지려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동조가 필요하다. 동물을 무한정 착취하는 체제는 경제 관계자들은 물론 이 같은 상품을 소비해 이에 동조하는 공모자들이 있기 때문에 유지가 가능하다"면서 "이에 더해 사회적 방관이 이 체제를 키운다. 대다수 시민은 동물의 적이 아니라, 동물 착취를 못 본 척 방관함으로써 자신의 도덕성과 정신적 삶에 방어의 울타리를 칠 수 있는 개인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물권 운동은 혁명이다. 한 계급의 다른 계급에 의한 예속을 명령하지 않는 혁명이며, 다음단계의 문명으로의 이행이다. 

'동물주의 선언'은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 세계는 동물의 정의를 인정하고, 인간의 영혼도 구원을 받는 세상. 이것이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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