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내 지구상 동물들 몸무게 25% 줄어든다"
"금세기 내 지구상 동물들 몸무게 25% 줄어든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9.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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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때문에 서식지 잃고 생존 위협…대형 동물들 멸종위기 내몰려
금세기 내에 지구상의 동물 몸무게가 25%까지 축소될 운명이라는 보고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  ATI 제공)
금세기 내에 지구상의 동물 몸무게가 25%까지 축소될 운명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사진  ATI 제공)

지구 온난화 등 환경 재앙과 함께 인간들에 의한 서식지 파괴 등으로 지구상 동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인간이 동물의 영역을 점점 더 침범해 들어감에 따라 움직임이 느리고 특별한 서식 영역이 필요한 대형 동물들이 멸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출간된 국제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따르면 크기가 작은 생물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대형 포유류나 대형 조류들은 멸종의 위험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우샘프턴 대학의 연구진들은 세계 자연보전 연맹(IUCN)의 '멸종위기 생물 종 목록'을 근간으로 1만5484마리의 육지 포유동물들과 조류들의 몸무게, 한배에 낳은 새끼 수, 서식지, 음식물 등을 연구·분석해 어떤 생물들이 번성하고, 어떤 생물들이 사라질 것인가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곤충을 먹이로 하고 비교적 짧은 수명을 지니고 한배의 새끼 수가 많은 작은 동물들이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을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다양한 기후에서도 적응이 가능한 종들이 오래 생존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모래쥐(dwarf gerbil)나 흰눈썹베짜기(White-browed sparrow-weaver) 같은 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구상 생물종들의 몸무게 변화도 주목할 만 하다.

연구자들은 현재의 멸종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다음 세기까지 포유류의 평균 몸무게가 2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 저자인 로브 쿠크 박사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포유류나 조류에게 최대의 위협이 되는 존재는 인간이다. 삼림파괴, 사냥, 집약농업, 도시화, 그리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침탈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암울한 예측은 코뿔소나 하마, 고릴라, 기린, 독수리, 콘도르와 같은 대형 포유류 및 조류들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평균 몸무게의 축소가 동물들에게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에 조사된 비율은 '멸종의 시계'를 앞당길 것이란 예측을 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빙하기가 지나고 13만년 동안 동물들의 체중 감소는 14% 정도로 아주 천천히 줄어들었다. 때문에 100년 동안 25%가 줄어드는 것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감소이다.

코뿔소 같은 대형 포유류나 콘도르 같은 대형 조류들은 그들의 서식지를 재정리 또는 조작함(engineer)으로써 다른 생물들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코뿔소나 코끼리는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고 관목을 파헤치고 낙엽을 짓밟음으로써 다른 동물들의 서식지 확보에 도움을 주고, 콘도르는 그냥 두면 질병을 퍼뜨릴 위험이 있는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먹어치운다. 

때문에 이러한 동물들이 사라지게 되면 다른 생물들은 큰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

로브 쿠크 박사는 "예견되는 동물 종(種)의 중대한 체중 감소 효과는 생태계의 장기간 지속 가능성 및 진화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역설적이게도 우리 지구 생태계 내에서 독특한 역할을 하던 종들이 사라짐은 새로운 변화의 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치는 않았다.

아만다 베이츠 캐나다 메모리얼 유니버시티 연구 교수는 "멸종의 위험성이 높은 종이라도 존재하는 한은 아직 그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따라서 우리들의 조사·연구 활동이 이러한 노력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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