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애린원', 드디어 문 열렸다
말 많고 탈 많던 '애린원', 드디어 문 열렸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9.2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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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법원 시설 철거 명령 후 2개월 만에 집행 
동물단체들, 1차로 유기견 1000여마리 구조·보호중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유기동물보호소인 '애린원'의 철거작업이 25일부터 시작돼 보호중인 유기견 1000여마리가 우선 구조됐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유기동물보호소인 '애린원'의 철거작업이 25일부터 시작돼 보호중인 유기견 1000여마리가 우선 구조됐다.  

수년째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애린원'의 문이 마침내 열렸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유기동물보호소인 '애린원'의 철거작업이 25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철거작업에는 법원 집행관, 대한수의사회 동물의료봉사특별위원회와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버동수) 소속 수의사, 동물단체 활동가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수의사와 활동가들은 시설물 철거에 앞서 애린원에서 보호 중인 동물들을 먼저 구조했다. 이날 우선 1041마리의 개들이 구조돼 임시 보호처로 옮겨졌다. 

약 25년의 역사를 가진 애린원은 한 때 보호중인 유기동물이 약 3000마리까지 늘어났다. 이에 수의계 단체들이 나서 중성화수술을 비롯한 의료봉사를 하고, 각계 각층에서 봉사활동과 후원금 등도 이어졌다.

하지만 개체 관리가 되지 않아 동물 수는 계속 늘어나고, 보호 중인 동물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거나 방치되면서 학대 의혹까지 일었다. 심지어 죽은 개의 사체가 보호소 내에 그대로 방치된 사례도 있었다.

또한 그동안 애리원과 원장인 공모씨를 둘러싼 각종 분쟁과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보호소의 정상운영은 불가능했다.

지난 2015년에는 애린원이 자리한 토지의 소유주가 나타나며 법적 분쟁도 있었다. 토지 소유주가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보호중인 유기견들의 거취 문제로 실제 철거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유기동물보호소인 '애린원'의 철거작업이 25일부터 시작됐다.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유기동물보호소인 '애린원'의 철거작업이 25일부터 시작됐다.  

이후 2016년 동물보호단체인 생명존중사랑실천협의회(생존사)가 원장 공씨를 후원금 횡령 혐의로 고발했는데, 법원은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이에 생존사와 비글구조네트워크(대표 유영재·비구협)는 애린원 토지 소유주와 직접 임대계약을 맺고 토지를 점거한 공씨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진행해 2017년 7월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시설 철거 명령을 받아냈다. 

그러나 애린원 명의변경, 시설물 구조 변경 등으로 여러 난관에 부딪혀 실제 철거는 그동안 계속 미뤄지다 결국 이번에 철거가 진행됐다.

동물단체들이 1차로 1000마리가 넘는 유기견들이 먼저 구조했지만 아직까지 애린원에 남아 있는 유기견이 대략 200~300마리로 추정된다. 동물단체들은 26일 나머지 동물들의 구조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시설이 완전 철거되더라도 유기견들은 여전히 애린원 소유로 남게 된다. 

이에 비구협은 법원의 철거집행 결정 뒤 수천만원의 철거 비용을 애린원 대신 납부했다. 이를 통해 개들을 채권보전 방식으로 보호하고 소유권을 이전 받을 계획이다.

또 생존사는 시설의 철거 작업이 완료되면, 현재 부지를 재정비한 뒤 새로운 보호소를 조성해 유기견을 보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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