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구조119(대표 임영기)는 13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사양리 '애도'(艾島)에서 섬 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한 TNR(포획-중성화수술-방사)사업을 진행했다.
봄철에 쑥이 많이 난다는 이유에서 일명 '쑥섬'으로 불리는 이곳은 우주센터가 있는 고흥군 나로도항에서 배로 3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면적 0.32㎢, 해안선 길이 2.1㎞의 이 작은 섬은 지난 2017년 전라남도 '제1호 민간 정원'으로 등록되고,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가 '가보고 싶은 한국의 섬'으로 선정할 정도로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땅이다.
쑥섬에는 세 가지가 없다. 개와 닭, 그리고 무덤이다. 대신 쑥섬을 걷다 보면 담장 위에서 졸고 있던 고양이들과 심심치 않게 마주할 수 있다. 고양이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단 한 마리도 없다.
섬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고양이들. 쑥섬 주민들이 지향하는 것은 고양이들만의 천국이 아닌 사람과 고양이가 공존하는 땅이다.
현재 17가구가 생활하고 있는 이 곳에는 최근 태어난 10여 마리의 새끼들을 포함해 60마리 가량의 섬 고양이들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동물구조119 회원들은 협력 동물병원 수의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쑥섬을 직접 찾아가 27마리 고양이들의 중성화수술 등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동물구조119는 주민들의 바람처럼 사람과 고양이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쑥섬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올해 초부터 사료지원 등 다양한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임영기 동물구조119 대표는 "한반도 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쑥섬은 354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곳"이라며 "기후가 따뜻해 온갖 꽃들과 나무들이 잘 자라는 이곳에서 길고양이들도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공존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동물구조119는 5년 중기계획으로 차근차근 지원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