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야생멧돼지 무차별 사살, 면밀한 검토 필요해" 
카라 "야생멧돼지 무차별 사살, 면밀한 검토 필요해"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0.1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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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와 동물복지 원칙 기반으로 한 이행 촉구
포획 멧돼지 살처분에 대한 인도적 방안 제시도 요구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감염된 야생 멧돼지.(사진 환경부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감염된 야생 멧돼지.(사진 환경부 제공)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 멧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가 이를 비판하며 "과학적 근거와 동물복지 원칙을 기반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카라는 1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야생멧돼지의 ASF 감염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야생멧돼지의 서식지 파괴로 인한 민가 및 도심에서의 출몰과 농작물 피해와 같은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역 대책이 야생멧돼지 문제를 더욱 확산케 하지 않는지 전방위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는 전날 야생 멧돼지 긴급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북부 권역 17개 시·군에서 야생 멧돼지를 '박멸'한다는 게 긴급 대책의 핵심이다. 

지난 12일 경기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의 민간인 통제선(민통선)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를 발견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이는 DMZ 철책 이남에서 야생 멧돼지의 감염 사례가 확인된 첫 사례였다.

이에 군은 15일부터 경기와 강원 최전방 GOP(일반전초) 철책 이남부터 민통선 이북지역 사이 일부 구간에 야생멧돼지를 사살하기 위한 민관군 통합 저격 요원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구역의 경계 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단별로 야생멧돼지 주요 서식지에 먹이를 살포하고, 저격 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카라는 우려를 나타내며 정부에 대해 두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야생멧돼지의 총기 사살은 멧돼지의 장거리 이동을 촉발할 수 있고, 총기로 인한 출혈과 감염 확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야생멧돼지 포획 방법 및 포획 이후 살처분에 대한 인도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덧붙였다.

카라는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야생멧돼지 총기 사냥은 일반적으로 수 마리의 사냥개를 이용한 '몰이빵 사냥'(개들이 야생멧돼지를 물어 출혈로 힘을 잃게 한 후 엽사가 총을 쏘는 방식)인 바 이런 방식은 전염병을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총기 사냥은 일부 허용하더라도 사냥개 이용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카라는 이어 "이번 ASF 바이러스 확진이 나오면서 방역의 긴급성을 앞세워 농장의 돼지들을 의식의 소실없이 생매장 하는 현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가이드라인이 있어도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심각한 상황인 만큼 야생멧돼지 포획 이후 동물복지를 고려한 당국의 인도적 계획이 무엇인지 공개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카라는 "방역 자체가 만능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사회에 만연한 '육식주의'를 견고하게 지탱하고 있는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의 재편은 이번 ASF 사태를 기화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농장당 평균 2000 ~ 3000여 마리 대규모 공장식 축산 방식을 지속가능한 동물복지 축산으로 대폭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당연한듯 간주되는 육식주의의  타파 없이는 묘연한 일이며, 카라는 대한민국 육류 소비량을 현재의 절반 이하로 감축하기 위한 축산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정책적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매장 살처분 중단과 인도적 기준 준수로 농장동물의 고통을 최소화 하라"고 요구했다.(사진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생매장 살처분 중단과 인도적 기준 준수로 농장동물의 고통을 최소화 하라"고 요구했다.(사진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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