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롯데월드, 마지막 남은 벨루가 바다로 돌려보내라"
핫핑크돌핀스 "롯데월드, 마지막 남은 벨루가 바다로 돌려보내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0.1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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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는 지난 17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가 폐사한 것과 관련,  "마지막 남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라"라고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18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히며 "야생에서 수명이 50년에 달하는 벨루가들은 수조에서 비참한 생을 일찍 마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모든 고래류는 좁은 수족관 사육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 벨루가는 넓고, 깊고, 차가운 바다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무리지어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비좁은 수조 생활 자체를 견디지 못한다"며 "게다가 벨루가들은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래류의 수조 사육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조의 경우 특히 소음과 진동 그리고 얕은 수심이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면서 "관람객들의 소음과 음악소리가 고래 수조에서도 크게 들리는 문제, 지상의 진동이 벨루가 수조로 그대로 전달되는 문제, 게다가 몸길이 5미터에 달하는 벨루가들이 제대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헤엄치기조차 쉽지 않은 얕은 수심(최대 8미터) 등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이번에 폐사한 '벨리'는 관람 지점과 가까운 얕은 수조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정형행동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 이후 여러 차례 벨루가의 전시 중단을 촉구하며 바다 방류를 요구해왔다.

지난 4월 15일에는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6개 국내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벨루가의 러시아 바다 방류를 촉구하기도 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달리 중국 상하이 창펑수족관은 사육중이던 두 마리 벨루가 '리틀 그레이'와 '리틀 화이트'를 지난 6월 아이슬란드 헤이마이섬에 마련된 벨루가 바다쉼터로 이송한 바 있다. 

이들 벨루가들은 남은 생을  북극의 야생 바다와 비슷한 환경인 바다쉼터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을 금지하고 바다쉼터로 보내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벨루가는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는 본능이 있는데 그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인공수조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폐사한 12살 수컷 흰고래 '벨리'의 생전 모습과 이를 관람하는 관람객들. 2018년 4월 핫핑크돌핀스 촬영.(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폐사한 12살 수컷 흰고래 '벨리'의 생전 모습과 이를 관람하는 관람객들. 2018년 4월 핫핑크돌핀스 촬영.(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는 "인간처럼 새끼를 낳아 기르고,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고유한 개성과 문화를 지닌 고래류를 언제까지 좁은 수조에 가둬놓고 오락거리,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것인가"라며 "이제라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더 늦기 전에 마지막 한 마리 남은 암컷 벨루가 '벨라'를 하루속히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모든 고래류의 전시, 공연, 체험을 금지하고 국내 수족관 내 서식중인 38마리 고래류를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라"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열두 살 수컷 벨루가 '벨리'가 폐사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지난 2016년 4월에도 벨루가 한 마리가 폐사한 적 있다.

3년 만에 또 다시 발생한 벨루가 폐사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조에는 암컷 '벨라'만이 남게 됐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관련 일지. 

2013년 3월: 롯데월드, 벨루가 3마리 러시아로부터 수입. 강릉의 모 대학 수조(지름 10m 남짓)에 임시 보관. 
2014년 10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개장에 따라 서울 잠실로 이송. 
2016년 4월 2일: 5살 수컷 벨루가 '벨로' 패혈증으로 폐사. 
2019년 10월 17일: 12살 수컷 벨루가 '벨리' 폐사. 현재 암컷 벨루가 '벨라'만 남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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