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에 들어선 '동물체험테마파크'…동물복지 훼손 우려
상아탑에 들어선 '동물체험테마파크'…동물복지 훼손 우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1.05 1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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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어, 동물 대상화 한 '대경대 꿈꾸는동물원' 개관 비판
국제적멸종위기종 원숭이도 사육…동물원 등록조차 안해
동물을 동원한 공연 모습.(사진 대경대 홈페이지 캡처)
동물을 동원한 공연 모습.(사진 대경대 홈페이지 캡처)

경북 경산시에 있는 대경대(총장 이채영)가 국내 대학 최초로 캠퍼스에 동물체험테마파크(가칭 대경대 꿈꾸는동물원)를 개관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생동물의 공연을 금지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반할 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훼손도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대표 이형주)는 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계적으로 야생동물 공연을 금지하고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성찰이 이루어지는 마당에 동물을 조련해 이벤트에 눈요깃감으로 동원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대학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심지어 해당 시설은 아직 동물원 등록조차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현행 법(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대한 법률)은 동물원의 경우 해당 지자체에 등록하고 적절한 사육사와 수의사를 고용하도록 돼 있다.

앞서 대경대는 지난 1일 동물체험테마파크를 개관했다. 

9만5000여㎡ 터에 연면적 1626㎡, 지상 2층 규모인 동물체험테마파크는 동물조련이벤트과 전공학생들의 동물실습관으로 운영되며 이달 말부터 시민이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동물체험테마파크에는 △농장동물관(100여 종) △파충류관(500여 종) △조류관(200여 종) △동물체험관 △어린이 도서관과 체험교육관 △이벤트관 등이 들어섰다. 외부에서는 원숭이·공작새·양 등도 사육한다.

동물조련이벤트과가 개설돼 있는 대경대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반달가슴곰, 원숭이 등 야생동물에게 킥보드를 타는 훈련을 시켜 교내를 돌아다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웨어는 "대경대는 동물을 대상화하고 착취하는 것을 교육하는 동물체험테마파크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동물조련이벤트과의 과명 및 교육 내용을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동물원 수족관법'의 개정이 필수적"이라면서 "사전에 사업을 검토해 허가하는 절차가 전무한 현행법을 개선하기 위한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여러 건 발의되어 있는데 국회는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유사동물원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경대에 개관한 '동물체험테마파크'.(사진 대경대 제공)
대경대에 개관한 '동물체험테마파크'.(사진 대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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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2019-11-06 07:26:52
대학이 돈벌이에 미쳤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