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 생명 돌본다며 병원비 체납·무리한 특혜 요구 '눈살'
길 위 생명 돌본다며 병원비 체납·무리한 특혜 요구 '눈살'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1.23 13: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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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캣맘·단체들, 커뮤니티·SNS 악의적 활용으로 수의계에 압력 등 물의
길고양이(자료사진)
길고양이(자료사진)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의 중간 어디쯤 존재하는 동물이 있다. 도시의 길고양이들이다. 이 길 위의 생명들은 연민의 대상인 동시에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거리를 떠도는 고양이 숫자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당수가 거리에서 태어나 위험에 노출되다보니 짧게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3년 정도인데, 그들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 탓에 강제로 짧은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고양이 보호단체 등이 협력해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다. 이들은 길고양이 서식환경개선 사업인 TNR(Trap-Neuter-Return,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인도적인 방법으로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수술 후 다시 풀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만 약 13만9000마리의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각 구청에서는 전문기관과 위탁계약을 체결해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을 하고 있다. 구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해 접수되는 길고양이 관련 민원은 최소 100건에서 최대 700건에 이른다.

2015~2018년 사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중성화수술을 받은 길고양이는 총 3만5565마리다. 올해 계획된 1만344마리를 더하면 4만5000마리가 훌쩍 넘는다. 전국적으로는 2018년 한 해에만 5만2178마리의 길고양이가 중성화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길고양이에 대한 개체수 관리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부 캣맘과 단체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1000명 가까운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한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 운영자 A씨는 다치거나 구조한 고양이들의 치료비 등을 이유로 여러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모금한 뒤 정작 동물병원에는 수년째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병원비 체납 등으로 마찰이 생기자 그는 커뮤니티에 병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동물병원이 A씨에게 떼인 병원비는 수천만원에 이른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5월까지 4년 여동안 해당 동물병원에서 수백마리의 길고양이를 치료하고, 수술을 받았지만 병원비를 연체하거나 갚지 않았다.

결국 해당 동물병원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가 원고의 손을 들어줘 치료비 등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그는 변제 능력이 없다며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해당 동물병원장은 "적지 않은 병원비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병원을 상대로 한 악의적인 행동이 더 큰 문제"라며 "일부 캣맘들 중에는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거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 회원들에게 허위사실을 소문내는 등 악의적으로 골탕을 먹이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캣맘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각 구청에서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에 대해 특정 단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다보니 사업을 따낸 일부 단체가 동물병원에 과도한 특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캣맘들의 입김이 동물병원의 희비를 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얼마전 국내 한 고양이 전문병원이 온라인 상에서 캣맘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등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캣맘들이 수의계에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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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2019-11-25 11:59:00
생면가지고 그러지맙시다 !! 일부그런사람때문에 다 욕먹이는 행동하지마세요!! 화성시는 시청 축산과가 더 갑질하더데요? tnr하는것도 글고 개백정이 많은 화성시는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