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방치된 사육곰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한다"
"39년간 방치된 사육곰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한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2.02 2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자유연대, '사육곰 생츄어리' 정부 예산안 국회 통과 촉구
시민 5181명 참여한 서명부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 전달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2일 오후 국회 앞에서 사육곰 생츄어리(야생동물이 자연사할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육곰 생츄어리(야생동물이 자연사할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웅담채취 목적으로 길러지는 사육곰들의 보호시설 마련을 위해서 국회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하루빨리 처리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인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육곰 생츄어리(야생동물이 자연사할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동물자유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사육곰 산업 종식과 사육곰의 보호를 위한 생츄어리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현재 예결특위에 상정된 2020년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 예산안 90억원의 통과를 촉구했다.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을 위해서 정부 예산안이 마련된 것은 지난 1981년 정부 권장으로 재수출 목적의 곰 사육이 시작된지 39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국회는 이날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을 이어가며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았다.

앞서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주말 사육곰 생츄어리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에는 불과 이틀만에 5000명 이상의 시민이 동참하며 예산 확보에 대해 지지를 나타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8월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민인식조사 결과, 사육곰 문제에 대한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대답이 79.3%(전적으로 필요함 50.3%, 어느 정도 필요함 29.0%)를 차지했다. 사육곰 특별법 제정에도 78.3%의 응답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모든 사육곰을 대상으로 한 보호시설 대신 불법증식 개체 대상의 몰수동물 보호시설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마저도 기재부의 반대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다행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사육곰 생츄어리 관련 예산함되어 현재 예결특위로 넘어갔다. 환노위의 90억원 증액 의견이 수용된 예산안에는 생츄어리 건립과 관련해 설계비 3억 6400만원과 건립비 86억 3600만원이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2020년 21대 총선과 맞물린 예산안 심사에서 지역적, 정치적 기반이 없는 사육곰 문제는 다른 현안에 밀려 예산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육곰 생츄어리(야생동물이 자연사할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육곰 생츄어리(야생동물이 자연사할 때까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 예산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국내에서 사육곰은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수입된 493마리를 시작으로 증식을 통해 2005년 최대 1454마리까지 늘어났다. 이후 2014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진행된 증식금지 사업 이후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9년 6월 기준 현재 479마리가 남아있다.

사육곰 농장 수 또한 개체수가 최대로 증가한 2005년 93개까지 증가했다가 점차 감소해 현재는 31개 농장이 남아있다.

동물자유연대의 28개 농장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육곰들은 최소한의 복지 조건도 충족되지 않은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자연 상태의 곰들은 먹이를 찾고 이를 섭취하는 행위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지만 사육곰들은 먹이의 양과 횟수가 부족해 먹이에 집착했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해 정형행동(반복적으로 보이는 무의미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사육곰의 자연도태만을 기다리며 문제를 방치하는 정부로 인해 사육곰은 평생을 부적절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농가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사육곰 관리를 더욱 소홀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생츄어리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사육곰 생츄어리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민 5181명이 참여한 서명부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 전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