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해경이 나서 고래 고기를 판매…어이없어" 
핫핑크돌핀스 "해경이 나서 고래 고기를 판매…어이없어"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12.03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항 묘박지서 발견된 밍크고래 사체 공매처리 비난
2일 울산시 동구 방어진항에서 밍크고래 가 육지로 인양되고 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울산항 묘박지에서 표류하고 있던 고래 사체를 경비함정이 발견해 방어진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사진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2일 울산시 동구 방어진항에서 밍크고래 가 육지로 인양되고 있다. 울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울산항 묘박지에서 표류하고 있던 고래 사체를 경비함정이 발견해 방어진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사진 울산해양경찰서 제공)

 



울산해양경찰서가 2일 울산항 인근에서 발견한 밍크고래 사체를 공매 처리 후 1억여 원의 수익금을 국고로 귀속시킨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는 3일 논평을 통해 "해경이 발견한 밍크고래가 불법포획 흔적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밍크고래 사체를 위판장에서 팔았다는 것 자체가 어이없는 일"이라며 "현행 법령이 허술해 민간에서 고래 사체를 판매하여 수익을 거두는 것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해경이 나서 고래 사체를 판매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2일 울산항 묘박지(선박의 정박에 적합하도록 항내에 지정된 넓은 수면)에서 밍크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고래는 길이 6.7m, 무게 4톤의 수컷 밍크고래로 해경은 불법포획·혼획 흔적이 없어 방어진 수협위판장에서 1억 700만원에 공매 처리하고 이를 전액 국고에 귀속시켰다.

핫핑크돌핀스가 문제로 지적한 이유는 고래고기 유통이 불법포경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 앞 바다에서 밍크고래의 개체수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고래고기 유통 때문에 많은 고래들이 포획되고 있고, 시중에는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가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실정인데도 고래 사체를 공매를 통해 시중에 유통시킨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핫핑크돌핀스는 "고래고기 유통과 고래 보호는 양립할 수 없다"며 "한반도 해역의 대형 고래들은 고래고기 유통에 따른 의도적 혼획 및 불법포경 그리고 일본의 상업포경으로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은 올해 여름 상업포경을 재개한 뒤 한반도 해역과 인접한 지역에서 대형 고래 사냥을 지속했고, 현재까지 시모노세키 선단에서만 멸치(브라이드)고래, 보리고래, 밍크고래 등 223마리의 대형 고래류를 사냥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몸길이 4m짜리 어린 향유고래의 부검 결과, 뱃속에서 총 무게 100kg에 달하는 플라스틱컵, 비닐장갑, 비닐봉지, 밧줄 등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핫핑크돌핀스는 "국가기관이라면 고래 사체를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 아니라 먼저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혀야 한다"면서 "사망 원인이 규명되어야 바다에서 고래들이 죽어가지 않도록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고래들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도록 소각처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고래는 잡아서는 안 되는 해양생물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 등 국가기관이 고래고기 유통 금지와 모든 고래류 보호종 지정 및 고래보호구역 설치, 불법포경업자 엄벌 등 책임 있는 고래보호 대책을 세우고 철저히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