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은 야생동물 식용이 가져온 재앙"
"'우한 폐렴'은 야생동물 식용이 가져온 재앙"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1.29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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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보호연합,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 갖고 식용 중단 촉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인, 야생동물 식용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활동가들이 동물 가면을 쓰고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29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 우한 폐렴의 원인인, 야생동물 식용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활동가들이 동물 가면을 쓰고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선 가운데 신종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의 야생동물 식용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한 폐렴은 야생동물 식용이 가져온 재앙"이라며 "야생동물 학대, 고문, 착취, 도살, 식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우한 폐렴'은 처음 발병한 중국에서만 수천명의 감염자와 수백명의 사망자를 낳았으며 대륙을 넘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 미국, 유럽 등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중국 전역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이날 오후 6시 현재 6078명이며 사망자는 132명이라고 전했다.

우한 폐렴 확진자의 경우는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27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사스가 야생동물인 박쥐를 먹은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번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우한 화난 수산시장의 야생동물이 지목됐다.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역학 조사 결과 585개의 조사 표본 중 33개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 바이러스 검출 표본 33개 중 21개는 화난 수산시장 내 가게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양성 표본 중 42.4%에 해당하는 14개가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가게와 그 주변에서 확보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에 따르면 우한 화난 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 뿐 아니라 수 많은 야생동물들을 전시, 식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 내 가게의 메뉴판에는 야생오소리, 사향고양이, 대나무쥐, 도마뱀, 여우, 코알라, 낙타, 캥거루, 공작새, 고슴도치, 너구리 등 115종에 이르는 각종 야생동물의 가격이 나열되어 있고, 심지어 '갓 잡은 고기를 바로 냉동해 집앞까지 배달해준다'는 안내문까지 걸려 있다. 

이러한 중국 내 야생동물 시장의 규모는 약 2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인간 전염병의 2/3는 동물로부터 유래됐는데, 특히 야생동물은 수많은 바이러스의 공장이자 창고로 70% 이상이 인간에게도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사스는 박쥐와 사향고양이에서 시작됐고, 메르스는 박쥐와 낙타로부터 나왔으며, 에볼라바이러스는 박쥐와 원숭이에게서 전파됐다.

이원복 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지난 2003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는 약 7개월 동안 32개국에서 8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770여명이 사망했다"면서 "사스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주요 도시 시장에서 살아있는 가금류와 동물 판매를 금지했지만 여전히 아직도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야생동물의 판매와 식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야생동물을 먹는 악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야생동물의 거래, 판매, 도살, 식용을 영구히 금지해 인류의 건강과 안전, 보건을 지켜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 화난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던 100여종이 넘는 야생동물 가격표.(사진 중국 웨이보,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중국 우한 화난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던 100여종이 넘는 야생동물 가격표.(사진 중국 웨이보,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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