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돌고래 '고장수'를 쇼에 투입한 고래생태체험관 규탄한다"
"새끼 돌고래 '고장수'를 쇼에 투입한 고래생태체험관 규탄한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2.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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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반생명적인 돌고래 공연·전시 중단 촉구
수족관 번식중단과 다섯마리 큰돌고래 바다 방류 요구
2년 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큰돌고래 '고장수'.(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2년 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큰돌고래 '고장수'.(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2년 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큰돌고래 '고장수'(2)가 최근 돌고래쇼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 돌고래의 쇼 동원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2009년 개관 이후 잇따라 돌고래들이 폐사한 곳으로, 다시한번 반생명적이고 반생태적인 운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뜨겁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는 20일 성명을 통해 "새끼 돌고래 '고장수'를 돌고래쇼에 투입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새끼 돌고래 '고장수'는 어미 '장꽃분'(21)과 함께 지난 18일 고래생태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핫핑크돌핀스 부울경지부가 현장에서 확인한 어머 장꽃분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피부는 백화현상이 나타나 있었다. 

함께 쇼에 투입된 고장수는 지난 2017년 6월 13일 몸길이 110㎝로 태어났는데, 2년 8개월이 지난 현재는 몸길이 269㎝에 218㎏로 성장해 있었다.

 

돌고래쇼에 투입된 어머 장꽃분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하고 피부는 백화현상이 나타났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돌고래쇼에 투입된 어머 장꽃분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하고 피부는 백화현상이 나타났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이들 모자 돌고래는 좁은 수조에 갇혀 사육사가 던져준 농구공과 플라스틱 고리를 끼고 헤엄치며 노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다에서 야생 돌고래들은 미역, 감태, 다시마, 해면 등을 갖고 논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측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생태설명회'라고 부르지만 실제 내용은 먹이 받아먹기와 농구공 갖고 놀기,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점프하기 등 돌고래가 야생에서는 하지 않는 인위적인 쇼동작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사육공간이 협소해 돌고래 3마리와 2마리를 따로 격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돌고래들은 분기공만 수표면으로 내어놓고 무기력하게 떠있거나, 가라앉거나 좁은 수조를 뱅뱅 도는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핫핑크돌핀스는 전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2009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모두 7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이런 탓에 고래생태체험관은 한때 '고래의 무덤'이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2014년과 2015년, 2019년에는 새끼 돌고래가 잇따라 폐사했는데 고장수는 고래생테체험관에서 자체 번식으로 태어난 새끼 돌고래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은 하루 세 번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동작을 취하고 냉동 생선을 받아먹는 쇼돌고래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것이 생태설명회가 되려면 사육사가 아니라 해설사가 돌고래들과는 멀리 떨어져서 생태적 설명을 해야 할 것이고, 돌고래들에게 인위적인 동작을 시키거나, 농구공을 던져주거나,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생태설명회라면 돌고래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굳이 관람객들에게 노출시킬 이유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 울산 남구가 진행하는 것은 생태설명회를 빙자한 돌고래 쇼에 다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고래학대도시’ ‘돌고래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울산 남구는 반생명적인 돌고래 공연과 전시 및 수족관 번식을 영구히 중단하고 고장수를 비롯해 다섯 마리의 큰돌고래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함께 쇼에 투입된 장꽃분과 고장수 모자는 좁은 수조에 갇혀 사육사가 던져준 농구공과 플라스틱 고리를 끼고 헤엄치며 논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은 하루 세 번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동작을 취하고 냉동 생선을 받아먹는 쇼돌고래로 살아가고 있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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