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돌보는 학생들 위협하는 경고문도 등장해
카라·한동냥, 경찰에 범인 검거위한 철저수사 촉구
지방의 한 대학에서 잔혹한 길고양이 학대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31일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한동대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끔찍한 길고양이 연쇄 학대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대학 교정에 있는 6m 나무에 줄로 목 매달린 상태의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이후 15일에는 포항 시내에서도 골목 담벼락에 줄로 매달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 되는 등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범행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동대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학생들을 협박하는 경고문까지 등장해 동물학대사건 재발과 사람에 대한 범죄까지 우려된다.
한동대에서 길고양이를 상대로 학대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8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법으로 설치된 덫에 걸려 다리가 잘린 고양이가 처음 발견된 데 이어 같은 달 28일과 31일에도 앞발이 절단된 고양이들이 추가로 나왔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동대 교내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인 ‘한동냥’을 향해 협박의 글을 남기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시기부터다.
범인은 한동냥의 모든 돌봄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문을 남겼고, 길고양이 겨울집과 급식소 등의 물품을 파손하거나 절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경고문에서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학생들을 ‘캣맘충’이라고 지칭하며 고양이에게 먹이와 물을 주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해는 고양이에게 돌아간다며 추가 학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후 한동대에서는 다리가 절단된 고양이들과 고양이들의 신체 일부, 고양이 사체 등이 발견됐다.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동안 한동대에서 죽거나 다친 길고양이는 모두 7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이 경고문에서 '길고양이가 전염병을 전파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을 보면 길고양이 혐오에서 시작된 범행과 협박으로 추정된다.
카라와 한동냥은 "동물학대와 협박이 학내에서 장기간 계속되며 추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고양이를 돌보는 학생들에 대한 안전장치 하나 없이 학대방지 조치에 있어 학교측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다"며 한동대의 역할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북부경찰서에도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현행법(동물보호법)에 따라 길고양이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법으로 덫을 설치하는 것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