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시장은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의 세균배양 접시"
"야생동물 시장은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의 세균배양 접시"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4.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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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I, 세계 보건의 날 맞아 야생동물 거래와 코로나19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서 발표
각국 정부에 서한 보내 "야생동물 거래 및 식용 금지를 위해서 즉각적인 조치" 촉구
아시아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시장 모습.(사진 HSI 제공)
아시아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시장 모습.(사진 HSI 제공)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긴급 서한과 공식 보고서를 전 세계 정부에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HSI는 해당 서한과 공식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공중 보건에 가해지는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생동물 거래와 운송 및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각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을 거래하고 도살한 중국 우한의 한 시장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을 방문해 코로나19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은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중국 전문가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시작돼 중간 숙주인 천산갑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외에도 다수의 전염병이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된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SARS)는 식용으로 판매된 사향고양이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야생 물새에서 시작해 가축을 거쳐 1918~1920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스페인독감이나 라임병, 웨스트나일병, 광견병,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탄저병, 라싸열, 니파 바이러스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전 세계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감염질환의 75%가량이 이런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졌다. 

HSI는 범세계적 야생동물의 거래 금지를 위해서는 각국의 정부가 해당 산업을 생계로 삼는 시민들의 전업을 장려하고, 야생동물의 거래가 시민 건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초 야생동물의 식용 판매를 잠정 금지했지만 한약재로 이용되거나 가축으로 길러지는 야생동물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달 중국 지방도시 선전은 개와 고양이 뿐만 아니라 모든 야생동물 거래와 소비를 영구적으로 금지함으로써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특히 아시아 지역에는 여전히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비위생적이며 스트레스를 받는 비좁은 환경에 갇혀 거래되는 시장이 수천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시장들에서는 현장에서 동물이 도살되거나 희귀동물로 판매돼 인수공통전염병 확산의 우려를 낳고 있다.

HSI의 야생 동물 활동을 총괄하는 테레사 텔레키(Teresa Telecky) 박사는 "현재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야생동물 거래가 해당 동물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천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고, 지역과 세계 경제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 세계 각국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될 티핑포인트(중대기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야생동물 시장은 앞으로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의 페트리디시(세균배양 접시)나 다름 없다"며 "따라서 각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고 관련 업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대체 생계방법을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생동물 거래에 대한 일시적 금지는 긍정적인 시작이지만 미래의 전염병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의약품, 모피, 사육 동물 등을 포함한 모든 목적에 사용되는 야생동물 거래를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면서 "전세계적으로 인류의 건강과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시점에서 현 상황에 안주하거나 미봉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시장 모습.(사진 HSI 제공)
아시아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시장 모습.(사진 HS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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