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제주도의회는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라"
핫핑크돌핀스 "제주도의회는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4.2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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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맞아 성명 발표…대정해상풍력발전 조성사업 불허 촉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무리지어 헤엄치는 모습. 대정읍 연안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1년 내내 육상에서 육안으로 보호종 돌고래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무리지어 헤엄치는 모습. 대정읍 연안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1년 내내 육상에서 육안으로 보호종 돌고래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이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제주도의회에 해양보호생물인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보호를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지구가 그 어느 때보다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보다 철저히 보전하지 않으면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늘어나게 되어 앞으로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한반도 해수면은 연평균 2.97㎜씩 상승하고 있고, 특히 제주 해역의 해수면은 연평균 4.26mm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해역 평균보다 1.5배가량 높고, 지구 해수면 상승폭 1.8㎜에 비하면 무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게다가 심해지는 갯녹음 현상과 연안 오염까지 더해져 지구온난화에 따른 피해가 제주 바다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기후위기의 시대에 해양포유류는 바다의 탄소를 붙잡아 체내에 저장함으로써 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고래류의 보호야말로 제주 바다의 생태계를 지키고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제주 연안에 위치한 대정 앞바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방큰돌고래가 연중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전 세계적으로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감소함에 따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협종 적색목록이던 남방큰돌고래는 2019년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재분류됐다. 

이처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국제적 보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 해양수산부에 의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었을 뿐 제대로 된 보호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제주지역에 100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난개발, 무분별한 선박운행, 육상오폐수 해양배출과 해양쓰레기 등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남부발전㈜, CGO-대정, 두산중공업이 공동출자한 대정해상풍력발전㈜는 돌고래들의 주요서식처 한복판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조성사업은 대정읍 동일1리 해상 5.46㎢에 5.56㎿급 풍력발전기 18기를 설치하는 등 전체 100㎿ 발전설비 규모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 2012년 서귀포시 대정읍 5개 마을 29㎢ 해상에 200㎿ 규모로 추진하던중 지역주민의 반발 등에 부딪혔다. 이후 2015년 3개 마을에서 지난해 1개 마을에 100㎿ 규모로 축소됐다. 

대정해상풍력발전단지는 대정읍 공유수면에 사업비 5700억원을 투입해 100㎽ 규모 설비용량을 갖추는 사업이다. 

앞서 제주도는 2019년 9월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같은해 9월 열린 제376회 임시회에서 대정해상풍력 지구지정 동의안에 대해 일부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반발 등으로 주민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심사보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제주도의회가 최근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안을 재심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28일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에서 안건을 다룬다는 계획이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예정된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 일대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천천히 이동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무리를 이뤄 물고기를 사냥하고, 짝짓기 등 사회적 행동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면서 "특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새끼 남방큰돌고래들도 계속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서쪽 바다는 이미 탐라해상풍력단지가 지어져 상업운전을 하고 있고, 올해 중으로 한림해상풍력 공사도 시작될 예정에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발전단지가 서부 연안을 점령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정해상풍력까지 결정되면 멸종위기 준위협종으로 지정된 남방큰돌고래들이 갈 곳이 남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제주도의회에서 대정해상풍력 시범지구 지정안을 통과시킨다면 이는 도의회가 멸종위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 파괴에 동참하는 것이 됨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면서 "바다로 방류한 쇼돌고래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대정읍 앞바다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를 만들어 난개발을 막아줄 것을 제주도의회에 다시 한 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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