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의 천국'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동물실험의 천국'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4.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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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실험동물의 날' 맞아 광화문광장서 동물실험 중단 촉구 퍼포먼스

4월 24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실험의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비건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은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실험 천국 한국의 실태를 고발하고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국내 동물실험시행기관의 2018년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는 362개 기관이 372만7163만마리(기관당 평균 1만295마리)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2017년 308만2259마리에서 20.9% 늘어난 규모다.

특히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197만마리에서 2014년 241만마리, 2015년 251만마리, 2016년 288만마리였다.

2018년 사용된 실험동물은 대부분 마우스, 래트 등 설치류(84.1%)였고 어류(7.2%), 조류(6.0%) 등이 뒤를 이었다. 규모는 작지만 토끼(0.9%)나 원숭이(0.1%), 기타 포유류(1.7%)도 있었다. 기타 포유류는 소(0.9%), 개(0.4%), 돼지(0.3%)가 대부분이었다. 

동물들에게 극심한 고통이 따르는 실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동물의 고통 정도에 따라 A~E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2018년 가장 고통스러운 E그룹의 동물실험은 36.4%, D그룹 35.5%, C그룹 25.7% 순으로 많았다. B그룹은 2.4%였다. 

E그룹은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실험이며, D그룹은 중등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정도, C그룹은 단시간의 경미한 통증 또는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정도, B그룹은 거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정도다.

2018년 진행된 실험에 동원된 동물은 모두 척추동물이며 죽은 생물체나 식물, 세균, 원충 또는 무척추동물을 이용한 교육 또는 연구(A그룹)에 사용된 동물은 없었다.

동물실험을 목적별로 나눠 보면 품질관리나 약품의 안전성 평가 등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실험이 38%로 가장 많았고 작용원리(기전)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초 분야 실험이 29.4%, 기초 분야와 임상 분야의 중간단계인 중개 및 응용연구 실험이 24.1%를 각각 차지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매년 130만 마리의 동물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고문과 학대, 착취로 죽어가고 있다"며 "일본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처럼 말못하는 동물들은 오늘도 아우슈비츠와 같은 실험시설에 갇혀 아무런 죄도 없이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고, 동물실험의 결과가 인간 임상실험에 나타날 확률은 5~10%에 불과하다"면서 "실제로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약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어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도박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 등 해외에서는 동물실험보다 더 안전하고 과학적인 '동물대체시험법'을 연구 개발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또한 동물실험의 원칙인 3R(Replacement, Reduction, Refinement) 준수를 통해 실험동물의 숫자를 줄이고,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해 활용하고, 실험동물의 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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