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I "동물실험의 대안에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해야" 
HSI "동물실험의 대안에 정부가 더 적극 지원해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4.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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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실험동물의 날 맞아 동물대체시험 분야 국내 연구진들 응원
해외에서는 '인공 생체칩'(Organ-on-a-chip) 연구 등 대체시험법 연구 및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3D프린터는 초정밀화되고 재료가 다변화되면서 의료분야까지 활용되고 있다. 살아있는 세포나 반도체 재료로 된 잉크를 정밀하게 다루면서 인공 신체나 장기의 개발까지 가능해졌다.
해외에서는 '인공 생체칩'(Organ-on-a-chip) 연구 등 대체시험법 연구 및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미 3D프린터는 초정밀화되고 재료가 다변화되면서 의료분야까지 활용되고 있다. 살아있는 세포나 반도체 재료로 된 잉크를 정밀하게 다루면서 인공 신체나 장기의 개발까지 가능해졌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과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가 4월 24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실험의 대안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과학계 관계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혁신적인 과학연구에 정부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27일 HSI에 따르면 국내에는 더 나은 치료법, 더 빠른 신약 개발을 위해 동물실험이 아닌 대체 기술을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이 있다. 서울에 위치한 기업인 넥셀은 최근 국제학술지 셀(Cells)에 희기유전질환으로 알려진 윌슨병 모델 제작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넥셀은 신약 스크리닝(선별검사)을 위해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했는데, 주목할 점은 동물의 유전자를 편집해 윌슨병 증상을 나타내도록 만들어낸 ‘동물모델’이 아닌 사람에서 유래한 세포를 활용해 만든 모델이란 점이다. 

유전자 가위 기술이 화두가 되면서 과학계에서는 수백만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유전자 편집 실험에 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넥셀의 연구는 반가운 시도이다.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인 다나그린은 신약 임상시험에 활용하기 위해 3차원 세포 배양 기술을 활용해 인체 장기와 유사한 모델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독성시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실험동물이 아닌 차세대 기술 개발에 무게를 둔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는 고속으로 대용량의 독성 물질을 스크리닝 하는 기술로 화학물질 개별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독성을 예측·평가 할 수 있는 플랫폼인 톡스스타(ToxSTAR)를 개발해 시험 운영 중이다. 

바이오솔루션은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인체각막모델을 개발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가이드라인으로 공식 등재되기도 했다. 

OECD에 공식 시험법으로 채택이 된 시험방법은 오랜기간 엄격하고 강도높은 검증과 국제적 인증 절차를 거쳐 다른 나라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엄청난 잠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험법에 비해 예측력과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이 시험법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국내 정부기관에 등록이 된 시험기관들은 대부분 동물대체시험이 아닌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화학안전산업계지원단에서 운영하는 산업계도움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업용 화학물질 독성 시험을 위해 환경부에 유해성 시험기관(GLP)으로 지정이 된 19개의 기관 중 동물대체시험 항목을 안내한 곳은 바이오톡스텍, 에이비 솔루션, 켐온,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화순)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중 완전히 동물을 대체하는 인체 시험법 서비스 제공을 명시한 곳은 동물대체임상센터가 있는 화학융합시험연구원(화순) 단 1곳 뿐이다. 

이외에 엘리드 임상시험연구소가 인체피부모델을 이용한 동물대체시험법 수행기관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LP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 관계자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에서 동물대체시험법을 우선시 사용할 것을 명시하는 개정안이 통과할 때까지 국내 시험기관에서 동물대체시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한 사례도 있다. 

HSI 제안으로 개정된 이 법안은 화학물질 평가를 위해 척추동물대체시험을 우선으로 명시하고, 동물실험을 하기보다는 이미 생산이 된 독성시험 정보 자료를 공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보라미 HSI 정책국장은 “국내에서 기존의 방식인 동물실험보다는 차세대 기술 이용에 눈을 돌리는 전문가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아직도 고양이, 개, 돼지 등 수백만마리의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국장은 이어 "이제는 연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때이며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윤리적이고 인도적이며 동시에 혁신적인 연구 방향에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동물실험대체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태천 영남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국내 현장에서 노력하는 이들과 함께 학회도 필요한 지원을 다 하며 동물과 사람 모두를 위한 과학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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