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동물학대 방지 위해 ‘처벌 강화’·'동물권 교육 의무화' 필요
미디어 동물학대 방지 위해 ‘처벌 강화’·'동물권 교육 의무화' 필요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6.24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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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시민 2055명 참여한 '미디어 속 동물학대' 설문조사 결과 발표
'동물학대 영상봤다' 70%…'학대 영상 어디에 신고하는지 몰라' 29%
인기 유튜버 박모씨가 운영하는 갑수목장 채널.(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인기 유튜버 박모씨가 운영하는 갑수목장 채널.(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최근 50만명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수의대생 인기 유튜버 채널 '갑수목장'을 비롯해 유튜브 등 개인방송에서의 동물학대와 동물권 침해 논란이 뜨겁다.

이러한 ‘영상 속 동물’들을 본 시민들은 대부분 미디어 속 동물학대를 방지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동물권 교육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진행한 '미디어 속 동물학대' 설문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는 '예전에 비해 동물 관련 영상 콘텐츠가 많아졌다'(93%)고 응답했으며, '개와 고양이가 출연하는 반려동물 일상 영상'과 '반려동물 훈련정보 영상'을 가장 많이 보는(82%)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 영상을 시청하는 이유로는 ‘귀여운 동물이 출연해서’(46%)라는 대답과 ‘반려동물 정보를 얻기 위해서’(25%)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동물 영상이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동물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준다’(61%), ‘귀엽고 즐거운 영상으로 사람의 스트레스가 감소된다’(56%)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동물이 소품처럼 이용되는 모습은 생명을 가볍게 여기게 만든다’(72%)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동물의 희귀성, 유행하는 품종 등이 노출되어서 생명을 구매하게 만든다’(56%)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동물학대' 관련 영상도 주변에서 쉽게 확인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 응답자의 70%가 '동물학대 영상을 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동물학대 영상을 유튜브 등의 개인방송 채널(49%)과 소셜미디어(47%)에서 주로 접했는데, 인터넷 이용 중 우연히 보게 되거나(58%), 뉴스나 SNS에서 이슈가 돼 검색해서 찾아보았다(49%)고 답했다. 

영상 속 동물학대의 유형은 ‘신체적·물리적 폭력’(73%), ‘비정상적인 돌봄’(66%), ‘유기, 투견 등의 불법행위’(41%), ‘언어적·정신적 폭력’(36%) 순으로 나타났다. 

동물학대 영상을 본 적 있는 응답자 중 33%는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공론화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85%)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동물학대 영상을 본 적 있는 응답자 가운데 26%만 영상을 신고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당 사이트’(65%)나 ‘동물단체’(21%)에 신고했지만 신고 후 결과를 통지받거나 확인한 적은 대부분 ‘없다’(82%)고 답했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어디에 신고해야할지 몰라서’(29%), '신고한다고 해도 처벌수위가 약할 것 같아서‘(14%)를 선택했다. 

카라는 동물학대의 범위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모두 12개의 영상을 예시로 제시했다. 

영상을 본 시민들의 상당수가 ‘품종 고양이만 다루는 유튜브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새끼 고양이가 태어나는 장면’(80%)을 동물학대로 지적했다. 이는 품종 유행과 펫숍 구매를 부추기는 심각한 동물학대라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분홍색으로 염색한 개의 모습', '고양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한 공간에 여러 종의 동물이 함께 지내는 모습', '살아있는 닭을 치킨으로 동일시하는 발언'을 하거나 '뱀에게 살아있는 쥐를 먹이는 방송'도 동물학대라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동물이 미디어에 출연하기 전에 제작자가 가장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동물의 안전과 복지’(66%)와 ‘동물보호법 준수’(14%)를 꼽았으며, 미디어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물학대 처벌 강화’(65%)와 ‘동물학대 범위 확대'(13%), ‘공교육 내 동물권 교육 의무화'(9%)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카라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동물이 등장하는 영상을 비판적 시선으로 지켜보는 시민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며 "미디어 동물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활동과 함께 동물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시민 캠페인과 교육을 활발하게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동물과 인간이 안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동물 영상을 분석하는 모니터링단 활동과 영화 및 방송 관계자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 내용은 카라 홈페이지(www.ekar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동물 출연 미디어에 대한 관심 △미디어에서 동물학대 영상을 본 경험 △미디어 동물학대 범위 △미디어 동물학대 방지 방안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는데 시민 2055명이 참여했다. 

설문 참여자들의 성별 및 연령별 통계를 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여성은 86%, 남성은 14%였다. 연령대는 10대 9%, 20대 36%, 30대 33%, 40대 16%, 기타 6%였다.

영화, TV방송, 유튜브 등에서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 얼마나 보는지에 대한 답변.(그래픽 카라 제공)
영화, TV방송, 유튜브 등에서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 얼마나 보는지에 대한 답변.(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 영상을 본다면 어떤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는지에 대한 답변.(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 영상을 본다면 어떤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는지에 대한 답변.(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이 나오는 영상을 선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이 나오는 영상을 선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미디어에 동물이 등장하는 것이 미치는 긍정적 / 부정적 영향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미디어에 동물이 등장하는 것이 미치는 긍정적 / 부정적 영향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경험한 동물 영상은 어떤 학대 유형인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경험한 동물 영상은 어떤 학대 유형인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학대를 신고했다면 어디에 신고했는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학대를 신고했다면 어디에 신고했는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학대 영상을 신고한 적이 없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학대 영상을 신고한 적이 없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아래 상황의 영상이 동물학대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의 답변 . (그래픽 카라 제공)
아래 상황의 영상이 동물학대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의 답변 .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이 미디어에 출연하기 전에 제작자가 가장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동물이 미디어에 출연하기 전에 제작자가 가장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미디어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미디어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에 대한 답변. (그래픽 카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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