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들의 무덤' 고래생태체험관, 그곳에서 또 다시 반복된 죽음
'고래들의 무덤' 고래생태체험관, 그곳에서 또 다시 반복된 죽음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7.22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 폐사
2009년 개관이후 총 8마리 죽어…열악한 환경이 돌고래 위협
핫핑크돌핀스·동물자유연대 "고래생태체험관 즉각 폐쇄하라"
2016년에 촬영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2016년에 촬영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고래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또 다시 죽음의 변주곡이 울렸다.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5마리 중 1마리인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이 22일 오전 9시 24분쯤 폐사했다고 밝혔다.

고아롱은 지난 2009년 10월 고래생태체험관 개관 때 일본 와카야마 현 다이지초에서 들여온 돌고래로 현재 나이는 18살로 추정된다.

고아롱의 죽음이 알려지자 해양환경단체와 동물권단체는 일제히 비판하며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폐쇄를 촉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은 "보통 야생 큰돌고래들의 평균 수명이 40년임에 비춰볼 때 고아롱은 절반도 살지 못하고 죽은 것"이라며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1~2년 마다 한 번씩 돌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현재 생존중인 돌고래들 역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몇 년 이내 폐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남구청은 더 늦기 전에 시대착오적이고 반생명적인 고래류 감금 행위를 중단하고, 고래생태체험관을 폐쇄하라"면서 "수조에 감금된 돌고래들은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바다쉼터를 만들어 야생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도 성명을 통해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흰고래 벨루가가 죽은 지 하루만에 수족관 고래류의 희생이 또 다시 발생했다"며 "울산 남구청은 돌고래의 폐사가 이어지는 고래 감옥이자 무덤인 고래생태체험관을 즉각 폐쇄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양수산부는 더 늦기 전에 시민사회에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한 생츄어리 조성에 대한 결단을 내려 또 다른 희생을 막아야한다"면서 "울산 남구는 고래생태체험관을 폐쇄하고, 해양수산부는 지금 당장 생츄어리 건립에 적극 임하라"라고 촉구했다.

고래생태체험관에 따르면 고아롱은 20일 오후부터 체온이 상승해 수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투여받았다.

이후 이날 오전부터는 구토 증세를 보였고 2시간여 만에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은 정확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고래연구소에 의뢰해 부검할 예정이다.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에는 고아롱과 함께 들여온 '장꽃분'(추정 나이 21살·암컷), 장꽃분이 수족관에서 낳은 '고장수'(3살·수컷), 2012년 들여온 '장두리'(11살·암컷), 2017년 들여온 '장도담'(7살·암컷)이 남아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2009년 개관 이후 지금까지 수입 돌고래 8마리 중 5마리,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 4마리 중 3마리 등 총 8마리가 폐사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2009년과 2012년에 각각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가 전신성폐혈증과 돼지단독병으로 죽었다.

2014년 3월에는 어미인 '장꽃분'이 낳은 새끼가  65시간만에, 이듬해 6월 출산한 돌고래는 6일만에 폐렴 등으로 잇따라 폐사했다.

또 2015년 8월에는 수컷 돌고래들이 싸우다 1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2017년 2월에는 일본에서 추가로 수입한 암컷 2마리 중 1마리가 반입 4일만에 세균성 기관지폐렴으로 폐사했다.

2019년 10월에는 '장두리가 낳은 새끼가 태어난지 24일만에 죽었다.

2016년에 촬영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2016년에 촬영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들.(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