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정부는 생츄어리 조성 지원으로 과거를 속죄하라"
동물자유연대 "정부는 생츄어리 조성 지원으로 과거를 속죄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8.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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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백두대간 생츄어리' 조성 추진에 정부의 예산 지원 촉구
"경북도 결정, 그릇된 인식에 경종 울리는 전환점 될 것" 평가
열악한 사육환경에 방치된 사육곰.(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열악한 사육환경에 방치된 사육곰.(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경상북도가 웅담채취 목적으로 사육되다 방치된 사육곰 등 야생동물을 보호할 생츄어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정부의 예산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은 11일 성명을 통해 "지자체 홀로 생츄어리를 건립하고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지자체가 직접 생츄어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마련에 나선만큼 사육곰 문제의 소관 부처인 환경부와 예산을 담당하고 있는 기재부 등은 이제라도 생츄어리 마련에 전향적인 태도로 임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어 "경상북도의 이번 결정은 반려동물 중심의 동물보호 정책을 야생동물로까지 확장하는 동시에 인간의 유희를 위해 동물을 가두고 이용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경상북도는 지난 10일 봉화군 춘양면 일대에 국내 첫 야생동물 생츄어리인 ‘국립 백두대간 생츄어리(가칭)’ 추진 계획을 밝혔다. 

경상북도의 계획에 따르면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일원 24만5600㎡ 부지에 생츄어리가 들어서며 해당시설은 동물원 폐원 등으로 오갈 곳이 없어진 동물, 공중안전 위험도가 높은 동물, 매매·양도가 어려워 유기 위험이 높은 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철창 속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사육곰 150여 마리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 산업 종식과 사육곰의 보호를 위한 생츄어리 건립을 촉구해왔다.

지난해 9월25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에서 웅담채취 목적으로 길러지는 사육곰들이 동물복지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로 사육되는 실태를 공개했다.

국내 사육곰 사육은 정부에 의해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1981년 정부의 권장으로 시작된 웅담채취 목적의 사육곰 산업은 사실상 사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431마리(2020년 3월 기준)의 사육곰이 최소한의 복지도 보장받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자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7월 농장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의 미국 콜로라도주 생츄어리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 이주를 추진하기도 했다.

동물권단체들은 생츄어리 조성이 사육곰을 비롯해 보호가 필요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민들 역시 이런 생츄어리 건립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난해 8월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민인식조사 결과, 사육곰 문제에 대한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필요하다'는 대답이 79.3%(전적으로 필요함 50.3%, 어느 정도 필요함 29.0%)를 차지했다. 사육곰 특별법 제정에도 78.3%의 응답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다행히 지자체에서 먼저 발벗고 나섰으나 정부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을 장려했던 정부는 생츄어리 조성 지원이 사회적 합의라는 허울 뒤에 숨어 수 많은 사육곰들이 고통 속에 생을 달리하도록 방관했던 과거를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어 "이제 정부의 결단만이 남았다"면서 "동물자유연대는 생츄어리가 건립되고, 철장에 갇힌 동물들이 새로운 삶을 찾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자유연대가 2020년 7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사육곰 생츄어리 이주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가 2020년 7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사육곰 생츄어리 이주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가 2020년 7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사육곰 생츄어리 이주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자유연대가 2020년 7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사육곰 생츄어리 이주계획 발표 기자회견 모습.(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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