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27일 개봉 확정
영화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 27일 개봉 확정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8.2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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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동네 '백사마을'에서 펼쳐진 감동스토리
'시와 음악, 그리고 추억을 보듬는 다큐멘터리’로 평가

다큐멘터리 영화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감독 임진평)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은 2019년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와 제2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초청작으로, '시와 음악, 그리고 추억을 보듬는 다큐멘터리’로 평가받는다.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은 재개발 지역인 백사마을을 주무대로 유기견 임시보호소 '동행104'를 통해 구조되고 이후 입양으로 새 삶을 찾게 된 유기견들의 가슴 따뜻한 사연과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고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함께 모여 미술치료를 통해 각자의 아픔을 나누고 주위의 따가운 편견을 극복해가는 모습들이 담겨있다. 

영화의 배경은 서울의 강북 끝, 불암산 산자락 아래 '백사마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 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하늘 아래 첫 동네다. 백사마을이란 이름을 처음 들으면 흔히 뱀과 관련이 있을까 생각하지만 사실은 행정구역상 주소지(노원구 중계동 104번지)에서 유래했다. 

영화는 지난 2017년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와 서울시가 백사마을에서 들개예방을 위한 반려동물 전수조사를 벌이는 과정부터 연탄광 옆 1m 쇠사슬에 묶여 4년을 살다가 새로운 삶을 찾는 대형 믹스견 '곰순이'의 파란만장 입양기, 마을주민들과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만든 유기견 임시보호소 '동행 104'를 통해 펼쳐지는 견생역전 스토리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말, 도시정비라는 명목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이곳 산자락에 노끈으로 둘러친 8평씩의 공간을 할애받아 각자의 보금자리를 꾸렸다. 

이곳은 아직도 겨울이면 자원봉사자들 뿐 아니라 연탄 검댕이를 묻히고 찍은 인증사진이 필요한 유명인들이 종종 들른다. 현재 재개발이 확정된 백사마을은 한 집 걸러 한 집이 빈집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은 하나 둘 꾸준히 떠나갔고 버려진 집에는 개들만 남았다.

재개발 지역에 나타나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들개는 이처럼 버려진 개들이 함께 몰려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들개는 한 때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다가 버려진 반려견들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영화는 또한 함께 살던 반려동물을 잃은 후 '펫로스 증후군'에 빠진 이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위로하는 모습들, 어린시절 키우던 개와의 이별 아픔을 한 평생 갖고 사는 배우의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소개된다.  

다큐멘터리 후반부의 하이라이트라 할 '개와 고양이를 위한 음악회'는 영화 관객들에게 의외의 선물이 된다. 

피아니스트 방기수, 첼리스트 구희령, 비올라 고형경으로 구성된 클래식 연주자들이 이날 음악회를 위해 트리오로 모였고, 그들과 함께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길 위의 동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직접 쓴 곡들을 연주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나 그렇지 않은 이들이라도 음악으로 힐링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밖에 반려동물 집사들로 잘 알려진 문단의 젊은 시인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유형진, 유현아, 박시하, 신철규, 길상호 다섯 명의 시인이 쓴 다섯 편의 시가 다큐멘터리의 각 장을 열고 닫으며 색다른 시적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를 기획한 임진평 감독은 말한다.

"다큐는 최대한 밝고 건강하게 찍으려고 노력했다. 밝은 현실에 가려진 이면의 그늘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다큐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큐를 통해 나누고 싶은 건 과연 도시에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며 함께 행복해질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그 고민 과정에서 우린 또 어쩔 수 없는 존재의 상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분들에게는 이 다큐가 또 다른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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