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물원·수족관은 왜 고래들의 '무덤'이 됐나
국내 동물원·수족관은 왜 고래들의 '무덤'이 됐나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9.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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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59마리 중 31마리가 폐사…국제적으로 전례없는 폐사율
핫핑크돌핀스·카라 등, '거제씨월드 사태' 관련 토론회 22일 개최

동물원이나 수족관 등에서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되고 있는 고래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다.

20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국내 고래류 전시 및 체험시설에서는 지난 10년 간 반입(수입·번식)한 고래류 59마리중 31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폐사율이다. 50%가 넘는 높은 폐사율은 시설의 열악한 환경과 고래류 감금의 부적합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전 과정(포획-감금-순치)이 반생명적이고 잔혹한 고래류의 전시·공연·체험은 생명 존엄에 가치를 두는 흐름에 반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민들은 ‘고래류 전시·공연·체험’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개장 이래 돌고래 6마리가 폐사해 ‘고래무덤’이라는 오명을 얻은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는 여전히 벨루가키스&허그, 돌핀 스윔, VIP 라이드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해양수산부는 체험시설들의 반발로 제대로 된 관리 규정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거제씨월드 사태로 비춰 본 고래류 체험 문제와 향후 과제'를 놓고 국회 토론회가 열린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수족관 고래류를 이용한 체험 행위의 문제를 짚어보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와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등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삼경교육센터에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양이원영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공동주최한다.

토론회에서는 '수족관 고래류 체험 프로그램이 미치는 동물복지 문제'에 대해  세계포경위원회 과학전문위원인 나오미 로즈 박사가 주제 발표를 한다.

또 '수족관 고래류 법령·제도 문제점 및 개선방향'에 대해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가 발표를 맡았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이향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아 류종성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 황현지 핫핑크동핀스 공동대표,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대표, 손호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장성현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 이종하 경상남도 해양수산과장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당초 국회의원회관에서 예정된 토론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장소가 변경돼 참관은 온라인(http://bit.ly/거제씨월드사태)으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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