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는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부동의하라"
"제주도의회는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부동의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09.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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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한동·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문제 지적
엉터리 내용과 왜곡된 환경영향평가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24일 평가서 동의안 심의 예정
제주시 구좌읍지역 풍력발전 예상도.(자료사진)
제주시 구좌읍지역 풍력발전 예상도.(자료사진)

제주도의회가 심의를 앞두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대해 부동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은 23일 성명을 통해 "엉터리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제주도의회가 반려하거나 부동의하라"고 요구했다.

제주에너지공사(사장 황우현)가 추진하고 있는 한동·평대 해상 풍력 사업은 제주시 구좌읍 일대 공유수면 5.63㎢해상에 5.5MW급 발전기 19대를 설치해 발전용량 100㎿ 내외 규모 해상풍력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공공주도로 추진되는 첫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총 6500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한동·평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안을 지난 4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4일 열리는 제4차 회의에서 제주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의한다.

하지만 핫핑크돌핀스가 검토한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은 매우 심각한 왜곡과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업체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진행한 사업지구 내 해상부 현장조사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 구좌읍 일대는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로서 해안가에서 겨우 1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작하는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는 남방큰돌고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동리와 평대리는 제주 구좌읍과 성산읍을 잇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이자 이동통로로 2017년 한 해에만 시민들이 이 사업 예정부지 일대에서 총 88건(구좌읍 일대 50건, 성산읍 일대 38건)의 남방큰돌고래를 목격했음은 2018년 10월 한국수산과학회지에 게재된 ‘소셜미디어 정보를 활용한 제주도 남방큰돌고래의 분포 현황 파악’ 보고서(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박사와 이다솜 연구원, 손호선 센터장)에서 확인된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보호대상 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생태 조사보고서’에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출현 지역은 제주도 북동부의 구좌~성산 해역과 남서부의 대정~한경 해역으로 나와 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Tursiops aduncus)와 습성 및 서식지, 생태적 특성이 전혀 다른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를 모델로 내세워 공사의 영향을 분석하는 치명적 실수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방큰돌고래와 큰돌고래는 같은 속이기는 하지만 둘은 본질적으로 다른 생태적 특성을 보인다. 

남방큰돌고래가 연중 가까운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연안정착성임에 비해 큰돌고래는 연안에서부터 넓고 깊은 먼 바다와 대양까지 매우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종으로 아주 멀리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같은 속이지만 생태적 특성이 판이한 두 종을 이 환경영향평가서는 ‘중간 주파수 사용 고래류’로 묶어버리고는 큰돌고래에 대한 소음 영향이 없으면 남방큰돌고래에게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종을 바꿔 영향을 잘못 분석한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를 연안 500m 이내로 한정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500m 이내에서 주로 발견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해안선에서 2km까지가 주요 서식범위이며, 먹이상황에 따라 4km 밖에서도 활동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안가에서 이격거리가 겨우 1km 남짓 떨어진 매우 가까운 연안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1년 내내 제주도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에게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기에 중대한 실수에 해당한다”며 “유럽의 해상풍력 공사 과정에서 환경평가대상이 되었던 쇠돌고래(harbour porpoise)나 이번 한동·평대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사업자가 멋대로 원용한 큰돌고래는 모두 먼바다 회유종으로서 연안정착성인 제주 남방큰돌고래와는 애초에 분석대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어 “의도적인 왜곡과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로 제주도민을 농락한 한동·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은 제주도의회에서 즉각 반려해야 하고, 이 사업이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규명하기 위해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24일 오전 9시부터 제주도의회 정문에서 한동리 어촌계, 제주녹색당 등과 함께 제주도의회의 한동·평대 해상풍력 동의안 부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 중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 중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 중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본안 중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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