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이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 조성사업의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는 6일 논평을 통해 "동물복지로 위장한 평창 브리딩센터 건립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창군은 민자사업으로 300억~5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평창읍 종부리 일대에 22만㎡ 규모로 조성되는 테마파크는 관광인프라 확충은 물론 브리딩 센터, 애견호텔, 반려동물 놀이터와 수영장, 사료와 용품, 메디컬 센터 등 각종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해 건립된다.

평창군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는 '반려동물 생애 전반의 맞춤형 복지케어'를 설립 목표로 밝히며 동물 보호와 복지를 표방하고 있으나 1단계 사업으로 먼저 '브리딩 센터' 건립하고 있다. 평창군은 브리딩 센터를 운영하며 프리미엄 우량견을 등록·보급하는 한편 브리더를 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평창군은 2021년 8월 브리딩 센터 준공을 목표로 지난 9월 11일에 기공식을 가졌다.
 
이를 두고 카라는 "건강하고 명랑한 반려견을 탄생시키겠다는 발상은 연간 10만 마리 이상 발생하고 있는 유기동물 문제의 원인 조차도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 돌리려 하는 비겁한 처사"라면서 "국가의 신산업 육성이라는 미명 하에 동물을 수익창출용 도구로 삼고 생명 상품화를 가속화 하려는 시도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16년 7월 7일 대통령 주재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 후 확정∙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반려동물 생산업 및 유통업을 이른바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별도의 반려동물 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혀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 카라를 비롯한 동물권단체들은 반려동물 산업과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구분해야 하고, 동물의 생명 자체를 수단으로 삼는 반려동물 산업은 기본적으로 육성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동물보호법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쏟아지는 비판 여론으로 인해 이후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별도의 법 제정은 철회됐다. 

반려동물 생산업 허가제가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일명 '강아지공장'으로 불리는 대량생산 시스템의 불법 번식장이 여전히 전국에 흩어져 있어 관리·감독과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카라는 "지난해 지자체 시보호소에 입소한 유기동물만 13만5000여 마리였으며, 건강해도 입양 갈 곳이 없어 안락사·살처분 되는 등 시보호소 입소 동물 절반 가량이 사망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사지 말고 입양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옳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끊임없이 동물을 번식·교배하여 유통시키고 판매한다. 게다가 작고 예쁘고 어린 개들을 선호하도록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평창군의 반려동물 브리딩센터 건립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생산업체는 1186곳이다. 하지만 동물권단체들은 공식적 집계보다 더 많은 생산업체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