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가 보내는 '무서운 경고'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가 보내는 '무서운 경고'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0.12.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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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 걸려 아래 턱 휘고 입 다물 수 없는 상태 
"제주연안 독성화학물질과 발암물질 오염 가능성"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안타까운 모습으로 서식지인 제주 바다의 해양생태계 위기를 경고했다.

9일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은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촬영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턱이'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에 의해 2019년 구강암에 걸린 것이 확인된 제주남방큰돌고래다. 

'턱이'는 대정읍 앞바다에서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촬영된 모습처럼 수면 위로 얼굴 전체를 드러낸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로 전해졌다.

핫핑크돌핀스가 포착한 '턱이'의 모습을 보면 얼핏 먹이를 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어나 개불, 해삼 같은 것을 잡은 듯 보이지만 자세히 확인해보니 턱이 여느 돌고래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턱이'의 아래턱은 반대 방향으로 휘어져 있었다. 

사실 '턱이'는 먹이를 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입안에 악성종양이 커져 아래턱이 휘어졌다. 입 속에서 부풀어 오른 종양때문에 입을 다물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고래류는 보통 암에 잘 걸리지 않고, 또한 인간이 자주 걸리는 뇌졸중이나 혈액순환 관련 질병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처 치유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한 다큐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된 적 있는 암에 걸린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은 1년이 지난 현재 전혀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핫핑크돌핀스는 "턱이의 상태는 제주 연안 생태계와 직접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제주남방큰돌고래가 암에 걸렸다는 것은 지금 제주 연안이 독성화학물질과 발암물질로 오염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어 "처리되지 못한 하수가 제주 전역에서 그대로 바다로 쏟아져들어가고, 제주해군기지 인근 바다는 중금속 오염도가 급증했다"면서 "해상풍력발전단지 공사와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도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제주 바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조사로 오염 실태를 파악하고, 모든 연안 개발 사업을 중단시켜 바다의 건강함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이미 제주남방큰돌고래들은 서식지 손실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제주 제2공항 같은 난개발 사업은 제주의 생태계를 더욱 파괴할 것"이라며 "우리는 바다에서 돌고래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양생태계 보전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제주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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