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가에서 토종 돌고래 사체 잇따라 발견…기후위기의 경고
제주 해안가에서 토종 돌고래 사체 잇따라 발견…기후위기의 경고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1.01.21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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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대정읍 신도리 해안에서 상괭이 사체 2구 발견
괭생이모자반·해양쓰레기와 함께 썩어가…해안가 쓰레기 몸살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 해안가에서 해양보호생물인 상괭이 2마리의 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 또 폭설과 북극한파가 지나간 제주 해안가는 1월부터 중국발 괭생이모자반과 해양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청정 제주 해안은 밀려드는 쓰레기와 이상기후, 죽어가는 해양동물 등 한반도 기후위기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1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1월 19~20일 이틀 동안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안에서 토종 돌고래 상괭이 사체 2구가 발견됐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첫번째 발견한 상괭이는 크기 136cm, 폭 36cm이고 이미 죽은지 시간이 오래돼 부패가 진행중인 상태였다. 발견 당시 주둥이 부분이 떨어져나갔고 부패가 심해 암수 구분도 어려웠다.

다른 상괭이는 크기 65cm, 폭 25cm의 몸집이 작은 개체로 머리 부분은 완전히 없는 상태였고, 몸통과 꼬리만 남아 있었다. 이 상괭이의 사체 역시 부패가 심해 암수 구분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인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는 상괭이 사체 발견 후 해경에 연락을 했고, 출동한 해경은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 뒤 상괭이 사체를 대정읍사무소에 연락해 폐기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해양보호생물 상괭이가 죽은 이유가 그물에 혼획된 질식사인지, 질병에 의한 병사인지 또는 사고사인지 등을 알면 상괭이 보전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사체 상태로 보아 사인을 밝히거나 연구를 위한 보존의 가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해역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동부 연안(산둥반도·발해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류와 북서풍을 타고 제주 연안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핫핑크돌핀스의 현장 조사 결과 괭생이모자반은 제주시 한경면 구좌읍 월정리에서 발견된 이후 제주 서남부 해안인 대정읍 일대로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다.

해안가를 뒤덮은 엄청난 양 때문에 환경단체의 자원봉사만으로는 도저히 수거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괭생이모자반은 미관상 좋지 않고 썩으면 악취를 풍긴다. 또 선박 스크루에 감기는 등 어선의 안전 항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현재 제주 해안에는 바다에서 떠밀려온 해양쓰레기와 함께 괭생이모자반이 수북하게 쌓여 썩어가고 있다.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가 1월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촬영한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의 사체.(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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