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무덤’ 거제씨월드, 또 흰돌고래 웃음을 빼았다
'고래무덤’ 거제씨월드, 또 흰돌고래 웃음을 빼았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1.01.2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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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프로그램 동원되던 11살 암컷 벨루가 '아자' 폐사 사실 뒤늦게 드러나
핫핑크돌핀스 "체험 프로그램 즉각 금지 및 시설 폐쇄와 바다쉼터 마련하라"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온 흰돌고래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온 흰돌고래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고래무덤’으로 악명이 높은 거제씨월드가 결국 흰돌고래 1마리의 웃음을 또 다시 빼앗아갔다.

26일 해양환경단체(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온 흰돌고래 벨루가 4마리 중 1마리인 '아자(11·암컷)'가 2020년 11월 21일 폐사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핫핑크돌핀스가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환경부로 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거제씨월드측은 벨루가 아자가 폐사하자 2020년 11월 30일 폐사신고서를 제출했고, 이후 2021년 1월 5일 폐사진단서를 접수했다.

이번에 폐사한 벨루가 아자는 거제씨월드에서 10번째로 폐사한 돌고래다.

보통 야생 상태의 벨루가의 수명이 약 35~50년임을 감안할 때 아자는 너무 이른 나이에 폐사한 것이다.

지난해 동물권단체가 거제씨월드 현장을 조사한 결과, 체험 프로그램에 동원되는 벨루가들은 관람객을 등에 태우는 것뿐 아니라 입맞추기, 먹이주기, 만지기 등 인위적인 행동을 강요당했다. 

또 벨루가는 수온과 먹이 활동에 맞춰 이주하며 최대 수심 700m까지 잠수하는 습성이 있어, 수심 4~6m에 불과한 거제씨월드의 수조는 크기, 모양, 깊이, 소음 등 모든 측면에서 제대로 된 서식환경이 아니었다.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온 흰돌고래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온 흰돌고래 벨루가.(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이밖에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되면서 끊임없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관람객에게 노출되고 원치 않는 접촉에 시달리는 환경에서 야생동물인 벨루가는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문을 연 거제씨월드는 개장 이후 20마리의 돌고래를 사육하면서 2015년부터 매년 한 해도 빠짐없이 사육 돌고래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폐사한 돌고래가 무려 10마리에 이른다. 

동물권단체들은 다른 고래류 수족관과 비교해 이처럼 거제씨월드의 돌고래의 폐사수가 유독 많은 이유가 조련사나 관람객들이 벨루가나 큰돌고래의 등을 올라타는 등 '동물학대' 강도가 높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비좁은 수조에서 밀집사육을 한 점도 문제로 꼽고 있다.

거제씨월드의 체험 프로그램은 지난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체험 프로그램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와 총 5만 937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당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올라타기는 지금 기준에서는 동물학대다"라고 답변했으나 즉각적인 동물학대 체험 프로그램 중단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성명서 통해 "정부가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즉각 금지시키고, 시설 폐쇄와 더불어 사육 돌고래 야생방류 또는 바다쉼터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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