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써 보낸 이유는?
초등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써 보낸 이유는?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1.06.04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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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산초 4학년 1반 학생들 지난달 청와대에 13통의 편지 보내
제주 마린파크 돌고래 '화순이' 바다로 보내달라 한목소리로 요청

초등학생들이 연필을 꼭꼭 눌러 쓴 손편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돌고래 화순이를 바다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4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이 지난 5월25일 청와대에 13통의 편지를 발송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의 화순이를 구해달라는 내용의 편지였다.

학생들은 지난달 담임인 노경두 선생님의 지도 아래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에서는 '돌핀테일'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등의 영상을 시청하고 동화책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를 함께 읽었다.

또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고래를 그리고 함께 돌고래 모빌을 만들어 교실 창쪽에 걸어두었다.

이후 학생들은 제주 마린파크에 있는 마지막 '생존' 돌고래를 화순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달라며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현재 돌고래 체험시설인 제주 마린파크에는 지난 2009년 6월 반입된 큰돌고래 ‘화순이’가 있다.

지난 3월 12일 함께 지내던 수컷 큰돌고래 ‘낙원이’가 폐사한 뒤로 홀로 남아 지내고 있다.

마린파크에서는 최근 잇따라 돌고래들이 폐사했다. 2020년 8월 28일 '안덕이'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24일에는 '달콩이', 2021년 3월 12일 '낙원이'까지 마린파크의 좁은 수조에서 3마리의 돌고래가 잇따라 죽음을 맞이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마린파크가 그동안 반입한 돌고래는 총 8마리인데 그 가운데 7마리가 죽었다. 

이에 동물권단체들은 마린파크에 마지막 남은 돌고래 ‘화순이’의 자연방류를 촉구하고 있다. 

동물권단체들은 "지금껏 국내 돌고래 착취 산업의 한 가운데에는 마린파크가 있었다"며 "마린파크는 자사에서 운영하는 시설 뿐 아니라 국내 다른 수족관에도 돌고래 수입과 유통을 도맡아 온 전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돌고래 학살지로 악명높은 일본 다이지에서 잔인하게 포획된 돌고래를 수입해 총 11마리의 돌고래를 국내 여러 수족관에 유통시켰다는 것이다. 

동물권단체들은 "마린파크는 남은 1마리 돌고래라도 살려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간절한 요구를 회피한 채 여전히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친구들을 보내고 남아 있는 화순이가 홀로 외롭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면서 실상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마지막 남은 화순이까지 강제로 붙들고 수영 체험을 시키고 있는 마린파크의 몰염치한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전주완산초 학생들이 청와대에 보낸 편지 내용.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 권나윤입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체험시설 마린파크에는 화순이가 있어요.
화순이는 지금 다른 돌고래처럼 바다로 가야는데 외롭게 수족관에 있어요.
오랫동안 수족관에 있으면 병이 들어 많이 아플거에요.
화순이가 아프기 전에 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수족관에 혼자 외롭게 있는거 보다 친구들이랑 재밌게 노는 것을 원해요.
화순이는 원래 바다에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바다로 가는게 맞고 화순이도 그걸 원할거에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2021.5.24
나윤 올림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완산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1반 김민지입니다.
대통령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화순이 얘기에요.
화순이는 원래 바다에서 살아야 해요.
그런데 좁은 수족관에서 외롭게 혼자 살고 있어요ㅠㅠ
왜냐하면요 달콩이, 안덕이, 낙원이는요 병에 들어 죽었어요.
화순이도 병 들기전에 제주 바다로 보내주세요.
그리고요 제돌이라는 남방큰돌고래도 바다로 돌아가서 살고 있어요.
원래는요 서커스장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괴롭고 많이 아파보여서 바다로 돌아갔어요.
그런것처럼 화순이도 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민지 올림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완산초등학교 4-1반 신휴송입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돌고래 체험실 마린파크에 화순이가 있습니다.
화순이는 친구 세 명을 없어졌습니다(잃었습니다).
화순이도 생명입니다.
화순이도 죽을 수 있습니다.
바다로 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안녕히계세요. 그리고 화순이가 바다에서 친구하고 놀고 친구하고 장난치면 행복하자나요.
그러니까 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휴송 올림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1반 학생들이 2021년 5월 25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고래 화순이를 바다로 보내달라는 편지를 발송했습니다. 편지봉투 앞면.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1반 학생들이 2021년 5월 25일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고래 화순이를 바다로 보내달라는 편지를 발송했습니다. 편지봉투 뒷면.


2021년 5월 24일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 1반 (담임 노경두 선생님)에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수업을 하였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돌핀테일'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 등의 영상을 시청하고 동화책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를 학급 학생들과 함께 돌아가면서 읽었습니다.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돌고래는 바다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제주도에 가면 제돌이와 친구 가족들을 볼 수 있다고 하자 제돌이 만나러 제주도에 가야겠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이 바다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고래를 그려보았고, 다같이 돌고래 모빌을 만들어 4학년 1반 교실 창쪽에 걸어두었습니다.

학생들은 제주 마린파크에 있는 마지막 '생존' 돌고래를 화순이를 바다로 돌려보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를 썼습니다. 편지는 총 13통이며, 5월 25일 우편을 통해 청와대 대통령실로 보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작성해 청와대로 보낸 나머지 편지들도 첨부합니다. (끝)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고래 화순이를 바다로 보내달라고 편지 발송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완산초등학교 이효린입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는 돌고래 화순이가 있어요. 화순이 친구 3명은 병들어 죽었지만 화순이라도 살려주세요.
넓은 바다로 보내서 가족들, 친구들과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좁은 콘크리트 수족관이 아니어도 제주 남쪽에 가면 돌고래를 볼 수 있습니다. 
돌고래 화순이마저 죽지 않게 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돌이도 바다로 돌아가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화순이가 병들어 사람들을 원망하며 죽기 전에 바다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대통령 할아버지 항상 건강하시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이효린 올림

문재인 대통령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완산초등학교 4학년 1반 김주안입니다.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와 복순이는 바다로 돌아갔는데 달콩이, 안덕이, 낙원이는 모두 폐사하고 남아 있는건 화순이 한 마리뿐입니다.
화순이는 지금 병들어 건강이 나쁘고 외롭습니다.
화순이가 죽기전에 제발 화순이를 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대통령 할아버지 매일 건강하시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김주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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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2021-06-04 14:45:14
아이들의 마음씨가 참 따뜻하네요, 저도 화순이가 꼭 바다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인간에게 억지로 끌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7마리의 돌고래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