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죽음, 마린파크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 결국 숨졌다
예고된 죽음, 마린파크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 결국 숨졌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1.08.18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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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 최근 1년간 4마리 큰돌고래 죽어
수족관 감금된 모든 고래류 즉각 방류와 바다쉼터 마련 시급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가 화순이 구출을 위해 제주 마린파크 앞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돌고래 체험시설인 제주도 서귀포시 마린파크의 마지막 큰돌고래 화순이가 결국 숨졌다.

마린파크는 지난해 8월 '안덕이', 9월 '달콩이'에 이어 올해 3월 '낙원이', 8월 '화순이'까지 4마리의 큰돌고래가 숨을 거뒀다.

1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에 따르면 화순이는 지난 13일에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핫핑크돌핀스가 17일 마린파크를 방문했을 때 직원으로부터 “마린파크는 더 이상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고, 18일 제주도청 담당 공무원이 마린파크 현장을 방문해 화순이의 죽음을 확인했다. 

아직까지 폐사신고서가 접수되지 않은 상황으로 화순이의 정확한 사망일자와 사망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부검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핫핑크돌핀스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화순이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화순이의 죽음과 관련해 "또 다시 예견된 돌고래의 죽음이 반복됐다"며 "돌고래 감금시설 마린파크의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다 얼마 전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서 싸늘히 식어버린 것이다"고 지적했다. 

마린파크에서는 2020년 8월 28일 돌고래 '안덕이' 사망을 시작으로 '달콩이'(2020년 9월 24일 사망), '낙원이'(2021년 3월 12일 사망)에 이어 '화순이'까지 최근 1년간 4마리의 큰돌고래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이했다. 

2021년 5월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화순이 구출 범국민 캠페인' 선포식.

올해 3월 낙원이 사망 이후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동물권단체들은 화순이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동물권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4월 29일 제주도청 앞에서 화순이를 살리기 위한 바다쉼터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5월 7일 서울에서 '화순이 구출 범국민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도 시작하면서 서귀포 지역구 국회의원인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화순이의 구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밖에 5월 31일부터 교대로 화순이 구출을 위한 마린파크 앞 1인 시위도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화순이의 구조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성명을 통해 "화순이의 죽음에 일차적 책임은 마린파크에 있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시민사회의 구조요청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돌고래를 죽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2017년 7월 5일 돌고래 바다쉼터 시민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지속적으로 정부차원의 해양동물 구조치료시설 및 수족관 감금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 조성을 촉구해왔지만 정부의 낮은 생태감수성과 무관심으로 서울대공원 마지막 돌고래 태지는 퍼시픽랜드로 기증되었고, 화순이는 죽음을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어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화순이의 사례는 우리에게 수족관 등 고래류 사육시설은 결국 죽음으로 내몬다는 것을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또 다른 죽음이 반복되기 전에 제주도 내 2곳의 고래류 감금시설 8마리 돌고래를 포함해 전국 6군데 시설에 남은 23마리 돌고래와 벨루가를 즉각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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