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도 '퍼 프리' 동참
伊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도 '퍼 프리' 동참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3.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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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체 수석 부사장 "패션위해 동물 죽이는 것 올바른 일이 아냐"
핀란드 포흐얀마 지역의 한 농장에서 발견된 북극여우는 모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방함량이 높은 사료를 억지로 먹여 몸무게가 19kg이었다.(사진 핀란드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정의’(Oikeutta eläimille) 제공)
핀란드 포흐얀마 지역의 한 농장에서 발견된 북극여우는 모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방함량이 높은 사료를 억지로 먹여 몸무게가 19kg이었다.(사진 핀란드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정의’(Oikeutta eläimille) 제공)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잇따른 퍼 프리(Fur-free·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것) 선언에도 꿋꿋이 버텨온 '베르사체'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탈리아 베르사체 그룹의 수석 부사장 겸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 그룹의 라이프스타일 계간지 '1843'과 인터뷰에서 자사 상품에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르사체는 "패션을 만들기 위해 동물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르사체는 사실 전통적으로 밍크, 라쿤 도그(너구리) 등을 비롯해 많은 종류의 동물 모피들을 사용해왔다.

특히 아르마니, 캘빈클라인, 후고보스, 랄프로렌, 스텔라맥카트니에 이어 최근 구찌까지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퍼 프리' 선언을 했지만 베르사체는 이를 거부해왔다.

자료사진.(사진 케어 제공)
자료사진.(사진 케어 제공)

현재 전 세계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피의 85%는 모피 생산 농장으로부터 공급된다.

국제모피연합에 따르면 모피 거래는 밍크의 경우 1990년대 4500만 마리에서 2015년 8400만 마리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45조3200억원)에 달한다.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은 대개 생후 6개월 때 도살되는데, '좋은 품질의 상품'이란 미명 하에 잔인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와 함께 모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2015년 기준 홍콩이 전 세계 무역량의 25%인 20억 달러어치의 모피를 수입해 1위에 올랐고, 이어 중국이 15억 달러였다. 한국은 2억7900만 달러로 세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비인도적인 도살 방식 때문에 영국과 북아일랜드(2000), 오스트리아(2004), 크로아티아(2014), 네덜란드(2013) 등 유럽 여러 나라들은 10여 년 전부터 모피 생산을 금지했다.

생산뿐 아니라 수입과 판매까지 금지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뉴질랜드는 밍크 수입을 금지했고, 미국에서는 지난 2013년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모피 판매가 금지된데 이어 올해 4월 버클리 시도 모피 판매를 금지했다.

인도 역시 올해 1월 밍크, 여우, 친칠라의 모피 수입을 금지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모피를 판매할 경우 6개월 징역형에 처하는 '모피금지법'이 논의되고 있다.

베르사체의 모피 사용 중단선언 소식에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클레어 바스 HSI 영국지부장은 "베르사체가 화려함을 상징하는 대단히 영향력 있는 명품 브랜드인 만큼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키로 한 결정은 그런 패션이 더는 추세가 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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