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퍼시픽리솜, 큰돌고래 이어 원숭이까지 학대 논란 제기돼
제주 퍼시픽리솜, 큰돌고래 이어 원숭이까지 학대 논란 제기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2.05.16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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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현장조사결과 공개…"열악한 환경에 방치"
5마리 일본원숭이 건강상태 우려에 정형행동도 목격돼
"소유자 호반그룹은 윤리경영 실천과 사회적 책임져야"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퍼시픽리솜(옛 퍼시픽랜드)이 동물쇼에 동원하던 원숭이를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 퍼시픽리솜은 최근 16년째 돌고래쇼에 동원해온 큰돌고래 2마리를 다른 돌고래 체험시설로 무단 방출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는 16일 서울시 서초구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반그룹이 소유한 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리솜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현장조사는 야생생물보호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제 23조의 7 관련 별표 5의 2 ‘사육시설 설치기준’)을 기준으로 진행됐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제주 퍼시픽리솜에는 현재 국제적멸종위기종인 일본원숭이 5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제주 퍼시픽리솜은 원숭이들을 쇼에 동원해왔는데 지난해 12월 말 수족관이 문을 닫으면서 원숭이쇼를 중단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원숭이들의 건강 상태는 우려를 낳게 했다. 마르고 야윈 모습의 원숭이들은 털이 윤기가 없이 건조했으며 듬성듬성 빠져 있었다. 또한 5마리 모두 사육시설 외곽을 돌거나 사육사가 드나드는 문 근처를 맴돌며 문고리를 흔드는 등 ‘정형행동’이 관찰됐다.

2마리와 3마리로 분리된 사육공간의 상태는 열악했다. 물그릇이 없는 곳도 있었고 음식물을 담는 그릇은 2곳 모두 존재하지 않았다. 올라탈 나무 등 놀거리가 부족했고 잠자리와 바닥이 구분되지 않는 등 원숭이들이 쉴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또한 시설 내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열린 창문 틈 사이로 악취가 새어나왔다. 유리 하단에 위치한 창문의 잠금장치는 녹슨 상태로 전시장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 창문 개방 시 원숭이가 탈출하거나 외부침입도 가능해 보였다. 

제주 퍼시픽리솜의 사육 중인 동물에 대한 관리소홀 문제가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제주 퍼시픽리솜은 ‘쇼에 동원된 돌고래의 죽음’, ‘돌고래들의 체험시설로 무단 반출’ 등으로 여러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동물권단체와 많은 시민들은 이러한 제주 퍼시픽리솜의 행태를 두고 동물학대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동물자유연대는 "호반그룹의 이윤만 추구하며 동물의 복지와 건강문제에 안일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제주 퍼시픽리솜은 원숭이 방치 학대 행위를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사육환경 개선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어 "대기업인 호반그룹의 윤리경영 실천과 사회적 책임에 있어 최종적 권한과 책임을 져야할 김선규 총괄회장에게 해당 사건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다"고 덧붙였다.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퍼시픽리솜에 있는 원숭이 건강상태와 사육시설 현장 사진.(사진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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