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하는 한국 동물실험… 5년간 58% 급증
매년 증가하는 한국 동물실험… 5년간 58% 급증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2.06.30 2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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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동물실험 실태 조사 결과 그래프.
10년간 동물실험 실태 조사 결과 그래프.

2021년 한해 동안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동원된 동물의 수가 역대 최대치인 488만 마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한국 내 동물실험에 대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30일 논평을 통해 "실험동물 수를 줄이고, 복지를 향상하며 결국에는 대체를 하려는 정부의 책임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시대에 맞게 실험동물 대체를 위한 입법안 마련에 힘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국내 동물실험 현황을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동안 실험동물로 488만 마리의 동물이 동원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국내 동물실험 현황은 지난 5년간 58%가 늘어나는 등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동원된 동물들의 절반 가량은 가장 고통을 야기하는 실험(E등급)에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E등급 실험에 이용된 동물의 비율은 44.7%로 집계됐는데 이는 캐나다 1.8%, 유럽연합 11%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E등급 실험은 일반적으로 동물에게 강제로 약물을 먹이거나 흡입하도록 하고 2주간 독성에 대한 반응을 살핀다. 이 과정에서 동물은 경련, 신경 손상, 설사, 혼수상태 등에 빠지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 

또 수술 절차를 겪는 실험의 경우 동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또는 쇼크 현상을 경험하거나 마취가 안 된 상태에서 트라우마를 겪기도 한다. 이밖에 통증을 절제하기 어려운 실험이 대개 E등급에 포함된다.   

환경부는 오는 2030년까지 화학물질 유해성 자료의 60%를 동물대체시험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공업용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 따른 실험이 119%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기초연구 분야에서도 동물실험이 50%가량 늘어났는데 이는 기초 과학 연구를 진행할 때 동물 대신 사람에 대한 예측률이 높은 시험방법 또는 기술에 대한 정부의 예산 투자가 미흡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동물실험 기반이 아닌 컴퓨터 시스템 활용하거나 오가노이드, 장기칩 등과 같은 방법은 기초 연구에 있어서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은 국내 실험동물의 증가는 정부와 기업의 실험동물 시설 확장 또는 신축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제주대학교는 160억원을 투입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실험동물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근본적으로 불필요한 동물실험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관련 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2020년 12월 국회에 발의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대표발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규제와 연구를 담당하는 관계 부처가 함께 동물실험이 아닌 첨단 기술을 이용한 대체시험 개발과 활용 지원 촉진 △관계 부처가 함께 동물대체시험법 개발, 보급, 이용을 위한 종합 계획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보라미 한국 HSI 국장은 “실험동물의 수와 과학기술 발전, 소비자 안전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며 "과학과 사회가 발전할수록 동물대체시험 활용과 확산이 강조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은 이런 변화의 시작점이 될 법안으로 빠른 통과를 위해 국회와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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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앙 2023-10-24 09:24:03
아아아아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