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이 38만원?' '제주마' 경매 매각에 동물권단체 반발
'천연기념물이 38만원?' '제주마' 경매 매각에 동물권단체 반발
  • 이병욱 기자
  • 승인 2022.11.03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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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축산진흥원, 4일 46마리 제주마 공개 매각 진행
동물권단체 "제주도 정책 개정하고 제주마 삶 보장하라"
제주마. (사진 제주도 축산진흥원 제공)
멸종 방지 및 영구적 보존을 위해 1986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 제주마. (사진 제주도 축산진흥원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천연기념물인 '제주마'를 공개 경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자 동물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마는 멸종 방지 및 영구적 보존을 위해 1986년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됐다. 

생명체학대방지포럼∙생명환경권행동제주비건∙동물자유연대 등 동물권단체들은 3일 성명을 통해 제주마 경매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4일 서귀포시축협 가축시장을 통해 46마리의 제주마 매각을 진행한다. 

경매 대상에 오르는 제주마는 성마 수컷 11마리를 비롯해 2021년생 육성마 수컷 2마리, 2022년생 자마 수컷 19마리와 암컷 14마리 등이다. 경매 매각 가격은 성마 수컷 97만원(상한가 321만원), 육성마 수컷 85만원(상한가 321만원), 자마 수컷·암컷 38만원(상한가 324만원) 등이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현재 관리 중인 제주마의 적정 두수(150마리)가 초과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주도는 축산진흥원 내 보호구역을 지정해 일부 제주마를 보호하고 있으나 규정을 통해 나머지 말들을 도태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경매 대상에 오른 제주마는 지난 10월 문화재 지정 해제 심의를 통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제주도는 매년 이런 방식으로 제주마를 매각해왔다.

제주에는 약 5600마리의 제주마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이 가운데 제주도가 보호하는 제주마는 보호구역에 있는 단 150마리 뿐이다. 

동물권단체들에 따르면 나머지 제주마들은 경마, 승마 등에 동원되고 일부는 도축되어 말고기 등으로 팔린다. 경마, 승마 등에 활용된 제주마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리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동물권단체들은 제주도에 △제주마 경매 매각의 즉각 중단 △제주도의 제주마 보호정책 전면 개정 △제주마의 삶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동물권단체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후 적정 두수를 초과한다는 이유로 매년 매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며 "천연기념물 가운데 생명이 있는 동물과 식물의 경우 죽거나 이동하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될 수는 있지만 매각을 위해 해제하는 경우는 그 대상을 제대로 보호·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정한 보호구역이 지정된 제주마의 경우 사전 사육두수 조절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해 지속적인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제주도가 제주마의 보호보다는 천연기념물이라는 제주마의 순수 혈통을 강조하며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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