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쓴 자들의 조용한 외침, 축산업 진실과 마주하다
가면 쓴 자들의 조용한 외침, 축산업 진실과 마주하다
  • 조소영 활동가
  • 승인 2018.06.03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V서울팀, 도살장의 진실과 비거니즘 메시지 전파
'진실의 큐브’로 예술적·시민참여 캠페인 지평 열어
2일 명동거리 한복판에 축산업의 진실을 알리는 어나니머스 포 더 보이스리스(Anonymous for the Voiceless) 서울팀의 캠페인이 진행됐다.
2일 명동거리 한복판에 축산업의 진실을 알리는 어나니머스 포 더 보이스리스(Anonymous for the Voiceless) 서울팀의 캠페인이 진행됐다.

2일 오후 서울 도심 명동 거리에 수상한(?) 가면을 쓴 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검은 옷을 입고 침묵을 지킨 채 대형 모니터를 들고 있다.

거리를 지나던 일부 시민은 발걸음을 멈춰 모니터 안 끔찍한 영상을 본 뒤 눈물을 흘렸고, 다른 어떤 이들은 고개를 돌리고 잰걸음으로 자리를 떠난다. 이들이 본 것은 바로 도살장에서 생을 마감하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돼지, 닭들이 처참하게 내지르는 비명이 영상에 생생하게 묻어났다.

인간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한 생명이 겪는 ‘고통’이자 ‘진실’이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명동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이날 낯선 퍼포먼스를 펼친 이들은 '어나니머스 포 더 보이스리스'(Anonymous for the Voiceless·이하 AV) 서울팀. 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AV의 소리없는 외침은 전 세계적으로 당연시되고 만연한 '동물착취'의 실상을 알려 대중의 변화를 이끌기 위함이다.

AV서울팀 이화진 대표는 2017년 12월 서울 신촌에서 처음 ‘진실의 큐브’를 들었다. 이후 6개월 남짓 기간동안 열 네차례 캠페인을 통해 많은 대중들이 도살장 안에서 일어나는 진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많은 사람들이 식탁 위에 예쁘게 차려진 고기를 별다른 고민없이 섭취한다. 하지만 고기가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그 이면에 숨은 농장동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삼겹살, 치킨은 원래 인간처럼 숨 쉬고 살아 있는 생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고기를 먹을 때 한 번쯤은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

이날 길거리에서 AV의 캠페인을 본 대중들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했다. 물론 집에 돌아가 어제처럼 치킨을 먹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중 일부는 분명히 마음 속에 불편함이 자리잡았을 것이고, 그 불편함이 인간의 폭력적인 소비와 동물의 고통 그리고 축산업으로 파괴되어 가는 지구환경을 바꾸는 작은 씨앗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AV는 2016년 호주에서 창립된 국제 동물권단체로 모든 동물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비거니즘 확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로컬팀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거리마다 ‘진실의 큐브’를 세워 도살장 안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진실을 알려 대중이 비건채식을 실천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AV의 목표이다.

이들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오는 가면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가면을 쓴 이들은 스스로 동물을 위한 정의의 존재가 된다. AV ’진실의 큐브’ 이벤트 참여를 원하면 페이스북 AV: Seoul, South Korea에서 확인하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