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생선이 아냐…식용과 유통 금지하라"
"고래는 생선이 아냐…식용과 유통 금지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7.1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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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바다위, 제돌이 방류 5주년 맞아 기자회견
전국 수족관에 억류된 돌고래 39마리 자연 방류도 촉구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위원장 고철환・윤준하·이하 바다위)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 5주년을 맞아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위원장 고철환・윤준하·이하 바다위)는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 5주년을 맞아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아직도 수족관 감옥에 있는 제돌이 친구 39마리 돌고래를 방류하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위원장 고철환・윤준하·이하 바다위)가 ‘제돌이’ 방류 5주년을 맞아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주장했다.

바다위는 또한 제돌이 방류 5주년을 맞아 전국민을 대상으로 ‘전국 수족관 돌고래 방류와 고래고기 식용 금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바다위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고래고기 식용'과 '수족관 돌고래 방류'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3.8% 응답율, 표보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조사 결과, 고래고기 식용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72.3%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고, '수족관 돌고래 방류'에 대해서는 71.3%가 '찬성'했다.

이를 근거로 바다위는 수족관 돌고래의 자연 방류뿐만 아니라 고래고기 유통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수영 바다위 위원은 "고래고기 유통을 전통문화로 보기에는 역사가 짧고, 멸종위기종인 고래고기의 식용과 유통을 허용함으로써 국제적 비난과 자기모순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어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돌고래를 볼거리와 체험의 대상으로 즐기거나 고래고기를 먹고 즐기는 문화가 국민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생태관광을 통해 고래를 자연에서 보고 즐기는 문화로 전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5년전 7월 18일은 국내 최초로 돌고래를 바다로 방류한 날이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2009년 5월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붙잡힌 뒤 제주 공연업체를 거쳐 서울대공원 수족관에 갇혀 살다 지난 2013년 7월 18일 제주 앞 바다에 방류됐다.

앞서 2009년 제돌이를 비롯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 5마리의 남방큰돌고래는 불법포획돼 제주 퍼시픽랜드에 억류됐다. 복순이와 태산이는 끝내 길들임을 거부해 작은 수조에 따로 격리됐고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는 돌고래쇼에 투입됐다. 그러던 중 동물 맞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제주 공연업체가 남방큰돌고래들을 불법포획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많은 이들이 시민운동을 전개하며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학자,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서울대공원 관계자들로 구성된 '제돌이 야생방류 시민위원회'가 결성되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돌이의 방류를 준비했다. 

또한 당시 제주 공연업체의 불법 행위는 재판으로 이어져 춘삼이, 삼팔이, 복순이, 태산이 등 4마리의 남방큰돌고래는 몰수됐다. 비교적 건강했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성산항에 마련된 가두리로 보내졌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태산이와 복순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됐다.

가두리에서 적응훈련을 받던 중 찢어진 그물 사이로 먼저 빠져나간 삼팔이를 제외한 제돌이와 춘삼이는 2013년 7월 18일 제주 김녕 앞바다에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우려했던 태산이와 복순이도 2015년 7월 6일 제주 함덕 앞바다에서 제돌이의 뒤를 따랐다. 

1997~1998년 제주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포획된 뒤 각각 1999년과 2002년에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던 남방큰돌고래 금등과 대포는 2017년 7월 18일 20여 년간 쇼돌고래의 삶에 마침표를 찍고 자유의 몸이 됐다.

이처럼 그동안 남방큰돌고래의 야생 방류는 2013년과 2015년, 2017년 3번 이뤄져 총 7마리의 돌고래들이 야생으로 돌아갔다.

방류된 돌고래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 연안 동종 무리 속에 잘 적응해 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돌이가 바다로 돌아간지 5년, 국내 수족관에 전시되고 있는 고래류의 현황은 어떨까.

바다위에 따르면 현재 전국 수족관에 갇혀 있는 돌고래(벨루가 포함)는 7개 시설에 총 39마리다.

경남 거제씨월드 14마리(큰돌고래 10, 벨루가 4), 제주 한화아쿠아플라넷제주 6마리(큰돌고래6), 퍼시픽랜드 5마리(남방큰돌고래 1, 큰돌고래 2, 혼혈 2), 마린파크 4마리(큰돌고래 4),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5마리(큰돌고래 5), 전남 한화아쿠아플라넷여수 3마리(벨루가 3), 서울 롯데월드아쿠아리움 2마리(벨루가 2) 등이다.

이들 돌고래를 포함해 지난 1999년부터 총 70마리의 고래류가 불법포획돼 국내 수족관으로 옮겨졌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15마리, 일본 다이지산 큰돌고래 45마리, 러시아산 벨루가 10마리다.

또 1995년에서 2015년 사이 한국 수족관에서는 6마리의 새끼 돌고래가 자체 출산으로 태어난 반면,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24마리가 폐사했다.

바다위는 "이제 국민들은 고래류의 평화와 자유를 원한다"라며 "고래고기 식용과 유통을 금지하여 완전한 포경 금지 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 수족관 돌고래 39마리의 회향을 위한 국가간 공조를 포함해 구체적인 로드맵과 이행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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