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정부는 적정 사육마리 수에 대한 고민 당장 시작하라"
카라 "정부는 적정 사육마리 수에 대한 고민 당장 시작하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7.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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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폐사 부채질 하는 공장식축산…농장동물 110만마리 폐사
(사진 카라 제공)
(사진 카라 제공)

한반도를 내리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장동물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전국적으로 돼지·닭·오리 등 농장동물 110만5800여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이번에 폐사한 농장동물은 닭 104만 마리, 오리 3만 8000마리, 메추리 2만 마리, 돼지 7000마리로 닭의 희생이 제일 컸다.

이처럼 폭염 속 농장동물의 폐사가 속출하는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가 24일 논평을 내고 "공장식 축산 일변도의 밀집 사육시설에서 더 큰 동물 희생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공장식 축산의 전환을 서두르고 적정 사육 마리 수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카라는 "폭염의 장기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농장동물의 희생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장동물의 폐사는 기록적인 더위와 대규모 밀집 사육환경이 서로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대사열을 몸 밖으로 쉽게 내보내지 못한다. 특히 닭은 체온이 41도로 높고 몸이 깃털로 덮여 있어 체온조절을 하려면 호흡과 물이 중요하다. 환기가 잘되는 그늘을 제공하고 많은 양의 물을 마시게 함으로써 고온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사진 카라 제공)
(사진 카라 제공)

하지만 국내 사육 닭의 케이지 면적 기준은 산란계가 마리당 0.05㎡, 육계가 마리당 0.046㎡으로 매우 좁다. 이는 A4 용지 한장 크기인 0.06237㎡보다도 작은 수치다. 

게다가 국내 산란계 농가들은 실제 5~6마리가 들어간 케이지를 종횡으로 쌓아놓은 배터리케이지 사육 방식을 택하고 있는 대규모 폐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카라는 지적했다.

카라는 "공장식 축산의 대량사육 문제는 비단 면적의 개념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최소의 비용을 들여 동물의 고통은 아랑곳 않고 죽지 않을 만큼 관리하며 최대의 수익을 내려다 보니 습성을 억누르고 착취하다시피 하는 게 일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살충제 달걀 사태로 케이지 사육에 대한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케이지 철폐가 아닌 케이지 사육 마리당 면적 상향 방침을 내놓았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 속에서 공장식 사육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사육환경의 근본적 개선과 함께 생명 폐기처분을 당연시하지 말고 적정 사육 마리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며 대량 사육을 부르는 공장식 축산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라는 이어 "생명은 고기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건만 ‘치믈리에’와 같은 용어를 유포하며 과도한 닭고기 판촉과 홍보에 열을 올리는 현상도 공급과잉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공장식 축산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만큼 언제까지 농장동물을 축산물로서 원하는대로 소비할 수 있을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사육중인 닭의 수가 올해 2분기 기준 1억 9101만 6000마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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