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잃고 '범백' 이겨낸 씩씩한 '아깽이 삼남매'
엄마 잃고 '범백' 이겨낸 씩씩한 '아깽이 삼남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8.27 13: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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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기 군포시 당정동 제일공단 공장 건물에서 구조된 새끼 고양이.(사진 강희춘 이사 제공)

 

경기 군포시 당정동 제일공단 구석진 곳에 위치한 4층짜리 공장건물 지하. 혹독하게 추웠던 지난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계절이 두번 바뀌도록 그곳에서 지내고 있던 길고양이가 있었다. 

공장 근로자들은 고양이를 위해 건물 뒷편 주차장에 집도 만들어 주고, 사료도 챙겨주며 보살폈다. 이로 인해 길고양이는 그곳에서 나름 안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지난 6월. 배가 불렀던 어미 길고양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남매의 아깽이들을 낳았다. 모성이 강한 어미 고양이는 자신이 낳은 새끼들을 알뜰히 살피며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꿈꿨다.

그런데 누군가 이들 가족의 행복을 질투한 것일까. 지난달 갑자기 어미 고양이가 구토와 설사 등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걱정이 된 공장 근로자들이 어미를 급히 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게 했고, 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미 고양이는 그토록 살뜰히 돌보던 아기 고양이들을 두고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지난 6월 경기 군포시 당정동 제일공단 공장 건물에서 구조된 새끼 고양이.(사진 강희춘 이사 제공)

 

어머도 사라진 상황에서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공장 근로자들이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을 찾아간 강희춘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동행) 이사는 그 길로 4마리의 고양이 남매를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검진결과, 어린 새끼들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고양이 범 백혈구감소증(범백)'. 건강한 고양이들에게도 무서운 전염병인데 항체도 없이 태어난 어린 고양이들에게는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다음날 4마리 가운데 1마리인 '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다행히 나머지 3남매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4일만에 동물병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세 녀석이 살아났어요".

건강을 되찾은 '여름', '가을', '겨울' 3남매는 현재 한 임시보호처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강희춘 이사는 "엄마와 형제를 잃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아기 고양이 3남매 '여름', '가을', '겨울'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면서 "세상에 나온지 두달 밖에 안된 아기 고양이들이 씩씩하게 살아 남아 평생 사랑해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양 문의: 010-525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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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화 2018-08-27 15:24:33
엄마잃었지만 좋은 사람들덕에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