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불법 개농장 방관에 성난 민심 '부글부글'
경산시 불법 개농장 방관에 성난 민심 '부글부글'
  • 조소영 활동가
  • 승인 2018.08.29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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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동물보호활동가들 "경산시 늑장대응이 문제 키워"
경산시 관계자 "절차 따라 고발 완료해…늑장대응 아냐"
해당 농장 뜬장에 갇혀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사는 코카 스파니엘. 안구 질환을 앓고 있다. (사진 장민성씨 제공)
경산시 불법 개농장에서 사육되던 코카스파니엘은 안구 질환을 앓으며 음식물쓰레기로 연명하고 있었다. 이 개는 한 활동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어 현재 심장사상충과 백내장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 장민성씨 제공)

“불법 개농장을 알고도 방관한 경산시는 각성하라!”

불법 개농장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산시에 항의하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의 집회가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중방동 경산시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주로 경북 경산과 대구 등에 거주하는 시민들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모였다.

이들이 지목한 불법 개농장은 경산시 보건소와 경산시청 인근 남매공원 부지에 있는 곳으로, 반려견을 번식해 판매하는 일명 ‘강아지 공장’이다. 농장주는 코카스파니엘과 진돗개 등 약 30여 마리의 개들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은 경산시에 동물판매 및 생산업 신고를 하지 않은 곳으로, 활동가들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농장주를 고발했다.

지난 6월 29일 처음 해당 농장을 발견한 한 활동가는 “개들에게 사료가 아닌 음식물쓰레기가 급여되고 있었고 물그릇은 아예 없었으며 뜬장 안은 개들의 배설물로 매우 지저분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흔히 시골에서 식용으로 많이 키우는 백구도 많았기에 식용 목적으로도 개를 기를 가능성이 높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불법 개농장에 대해 지역내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경산시에 신고를 한 뒤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농장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경산시 담당자는 지난 7월 13일 현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개들에게 음식물쓰레기를 급여하는 폐기물관리법 위반사항과 가축분뇨법 위반 사항 등 동물학대 현장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농장주는 '더 이상 개들을 팔지 않겠다'고 지역내 활동가들과 한 약속을 어기고 7월 31일 코카스파니엘 10마리를 팔아버렸다. 농장주와의 약속을 믿고 개들의 안전한 입양처를 알아보던 활동가들의 노력이 무산된 것이다.

또한 활동가들은 해당 농장이 가축사육 제한구역에 자리한 불법시설인 만큼 경산시에 즉각 폐쇄조치를 요구했지만, 시 담당자는 관련 법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대답을 회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경산시는 동물판매 및 생산업 미등록으로 인한 동물보호법 위반 고발 외 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때문에 활동가들은 가축분뇨법과 폐기물관리법 위반 사항에 대해 경산시가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장민성(대구 거주)씨는 “경산시가 주도적으로 불법 사항들을 적발하고 긴급 격리조치를 발동해 개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어야 했다”면서 “경산시가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은 농장주가 개들을 팔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한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항의에 경산시 농업기술센터 친환경축산과 관계자는 “해당 농장건으로 100여 건이 넘는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다”면서 “동물판매 및 생산업 관련 위반사항은 이미 고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농장에서는 더 이상 개를 사육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늦장대응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개인이 사육하는 개들을 주인의 동의 없이 시에서 강제로 데려올 수는 없다”면서 “불법 생산 및 판매의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을 시민들이 진행이 더디다고 느낀 것”이라고 해명했다.

28일 경산시청 앞에서 불법 개농장을 방관하는 경산시청에 항의하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의 집회가 열렸다. (사진 장민성씨 제공)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중방동 경산시청 앞에서 불법 개농장을 방관하는 경산시에 항의하는 동물보호활동가들의 집회가 열렸다. (사진 장민성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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