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다"
"야생 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9.1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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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해방물결, 동물원 관리책임·멸종위기종에 대한 대응방식 등 문제 지적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동물원 폐지" 요구 등 관련 청원 잇따라 올라
(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사진 동물해방물결 제공)

 


지난 18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와 관련, 동물원의 관리 책임과 멸종위기종에 대한 대응 방식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공동대표 이지연·윤나리)은 19일 성명을 통해  "자유에 대한 갈망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본능이다. 그 어떤 야생동물도 폐쇄된 환경에서 정상일 수는 없다.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라고 밝혔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11일 칠갑산자연휴양림에서 전시되다 탈출한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같은 상황과 이유로 사살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라면서 "탈출, 소동, 인명 피해, 관리 부실 등 실수로 인한 일회성 사건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동물원이 존립하는 이상 인명을 ‘위협'한다는 야생동물의 탈출은 항상 예견된 것이며,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에 소홀했던 점, 동물원을 채 벗어나지 않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음에도 사살하기로 결정한 점 등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인간이 만든 ‘동물원'이라는 종차별적 제도에 희생되는 동물들은 탈출하지 않고 평생 갇혀 구경거리가 되든, 본능적으로 탈출을 감행하다 사살되든, 동물원으로 인한 모든 고통과 책임은 비인간동물들이 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에 난립한 수많은 동물 전시·체험 시설들은 앞다투어 ‘야생'과 ‘자연'에 대한 경험을 홍보하면서도 진정 ‘야생동물'이라면 아무리 생태적으로 최선을 다해 꾸몄다 한들 자연환경에서처럼 적응하며 살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묵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퓨마의 성급한 사살에 여론도 싸늘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19일 오전 기준)에는 '동물원을 폐지해달라'는 요구를 포함해  50여건의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퓨마는 평원, 사막, 열대우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다. 그 환경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동물원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재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5시 10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사육장에서 탈출한 퓨마는 오후 9시 44분쯤 오월드 내에서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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