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짧은 자유' 느끼고 사살된 퓨마 '뽀롱이' 죽음 애도
'8년 만에 짧은 자유' 느끼고 사살된 퓨마 '뽀롱이' 죽음 애도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09.21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라 "이 땅의 동물원들이 인간 중심이 아닌 동물 중심의 동물원으로 하루 빨리 거듭나길"
대전 오월드에서 사육중인 표범.(자료사진)
대전 오월드에서 사육중인 퓨마.(자료사진)

 

2010년 대전 오월드에서 태어난 암컷 퓨마 '뽀롱이'. 몇 해 전 새끼 3마리를 낳은 어미 퓨마다. 

8년간이나 우리에 갇혀 지낸 뽀롱이는 동물원 직원이 실수로 잠그지 않은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됐다.

드넓은 평원이나 사막, 열대우림이 아닌 좁디좁은 대한민국 지방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나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는 능력도 한번 발휘해보지도 못한채 지난 18일 밤 9시44분 산탄총에 숨이 멎었다.

안타까운 퓨마 한 마리의 죽음에 여론은 애도 분위기와 함께 과잉 대응이란 비판 목소리가 뜨겁다. 20일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70개 이상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러한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가 퓨마 뽀롱이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카라는 21일 "동물원의 위험관리에서부터 동물사살로 쉽게 귀결되곤 하는 사회적 위험 대응이 정말 타당한 결정인지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며 "그리고 애도가 채 끝나기 전, 뽀롱이가 박제될 것이란 소식에 또 다시 많은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라는 "죽어서까지 구경거리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관할 관청인 금강유연환경청에 뽀롱이에 대한 추모가 필요하며 박제가 아니라 제대로 장례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

카라는 "국내 동물원들의 전시동물 복지는 매우 열악하다"면서 "대다수 국내 동물원들은 종 보전과 같은 사회적 순기능보다는 전시 관람 목적에 치중되어 있다. 동물쇼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고 동물을 만질 수 있는 체험동물원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야생동물 카페나 이동동물원 등 변형된 형태의 체험동물원은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

이어 "뽀롱이 죽음에 대한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 땅의 동물원들이 인간 중심의 동물원이 아니라 동물 중심의 동물원으로 하루 빨리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