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키야, 이젠 편히 쉬렴~"…국내 유일 북극곰, 하늘나라로 떠나
"통키야, 이젠 편히 쉬렴~"…국내 유일 북극곰, 하늘나라로 떠나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10.1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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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버랜드 "노령으로 사망 추정…21일까지 추모기간"
다음달 영국행 이전 앞두고 갑작스런 사망 안타까워
북극곰 '통키'.(사진 동물을위한행동 제공)
북극곰 '통키'.(사진 동물을위한행동 제공)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수컷)'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18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통키는 전날인 17일 오후 6시쯤 사망했다. 사육사가 실내 방사장에 쓰러져 있는 통키를 발견한 뒤 수의사를 불러 진찰했으나 숨진 뒤였다.

1995년 경남 마산의 동물원에서 태어난 통키는 올해 스물네살. 두살때인 1997년 에버랜드로 옮겨와 21년을 지냈다. 함께 생활하던 북극곰들이 고령으로 세상을 떠난 2015년 이후 줄곧 혼자였다.

통키는 사람 나이로 치면 70~80세까지 살다가 죽음을 맞았다. 북극곰들의 평균수명은 25~30세다.

에버랜드는 서울대 수의대 병리학 전문가에 의뢰해 부검을 실시하고 사인을 확인했다. 1차 사인은 노령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좀 더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추가적으로 장기 등의 조직병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통키의 갑작스런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실 다음달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Yorkshire Wildlife Park)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지난 6월 요크셔 야생공원측과 협력을 맺고 통키가 생태형 공원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결정했다.

현재 에버랜드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통키의 부고 소식이 나온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통키가 17일 당일 오전까지도 잘 생활했다"며 "하늘나라에서도 (통키가) 행복하길 기원하며 21일까지 5일간을 추모기간으로 지정해 북극곰사 주변에서 추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극곰은 곰과 동물이지만 바다얼음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해양포유류로 분류돼 있다. 캐나다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덴마크의 그린란드, 노르웨이 등 북극권에 분포한다. 넓은 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개체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남아 있는 북극곰은 대략 2만 6000마리. 하지만 40년 뒤엔 1만 7000마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이는 결국 북극곰의 생존을 위협한다. 여기에 인류의 무분별한 사냥과 관람을 위한 포획까지 더해지면 북극곰 개체 수는 더욱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북극곰은 육상에 사는 포유류 동물 중 가장 넓은 영역에서 생활하는 동물이다. 겨울이면 바다얼음 위에서 물범을 사냥하고 얼음이 녹는 여름에는 먹이를 찾아 먼 거리를 헤엄친다. 이처럼 광대한 자연을 누비던 북극곰들이 비좁은 동물원 사육장에 갇혀 정신질환을 얻고, 결국 병들어 죽고 있다.

북극곰은 코끼리, 유인원, 돌고래와 함께 동물원에서 사육하기에 가장 부적합한 야생동물이다. 그래서 북극곰의 전시를 중단하는 동물원도 늘고 있다. 2016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동물원은 사육하던 북극곰 ‘툰드라’를 디트로이트 동물원으로 보내면서 북극곰 사육을 영구적으로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 등 해외 유명 동물원은 북극곰 전시를 중단한 지 오래다. 영국, 스위스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동물원도 북극곰 전시 중단 선언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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