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들 "모피는 동물 생명…생명을 빼앗지 말라"
동물보호단체들 "모피는 동물 생명…생명을 빼앗지 말라"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10.2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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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보호활동가, 동물구조119, 충남동물보호감시단, 고양시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내사랑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 소속 활동가들은 24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피반대!"를 외쳤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잔인한 방식으로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모피'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 등 동물보호단체 소속 활동가들은 24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잔인한 동물학대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도 우리 사회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반 생명적이고 끔찍한 동물학대의 산물인 모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부족해 매년 모피 수요와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세계적으로 매년 1억마리 이상의 야생동물들이 모피때문에 죽어가고 있으며, 모피 한 벌을 만들기 위해 수십에서 수백마리의 야생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다"면서 "야생동물들은 자연상태에서 생활반경이 적게는 수 km에서 많게는 수십 km에 달하지만, 오늘날 모피농장의 야생동물들은 움직이기 조차 힘든 작은 철창에 감금된 채 살아간다. 이는 동물들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끔직한 고문이자 동물학대"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 스위스 동물보호단체인 ‘스위스동물보호기구’는 중국 허베이 지방을 잠입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참담했다. 작업자들은 사후경직이 오기 전 모피를 벗기기 위해 동물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한쪽 다리를 거꾸로 걸어놓고 의식이 있는 동물의 털가죽을 벗겼다. 머리끝까지 가죽이 벗겨진 벌거숭이 몸뚱이들은 바닥에 쓰레기더미처럼 쌓였고, 그 안엔 피부가 다 벗겨진 후에도 10분 동안 심장이 뛰는 동물이 있었다. 

2011년 1월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모피의 불편한 진실을 공개했다. 모피를 만들기 위해 라쿤을 잡아 온 한 상인이 둔기로 마구 내리쳐 기절시키고 가죽을 벗겨냈다. 가죽이 벗겨진 라쿤 한 마리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몸을 쳐다봤다.

해마다 모피를 생산하기 위해 수천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중 85%는 공장식 축산 형태의 모피 농장에서 길러지는 동물들이다. 사방이 뚫려 있는 ‘뜬장’ 안에 구겨 넣어진 동물들은 지붕도 없는 감옥 같은 곳에서 겨울이면 매서운 눈비와 칼바람을, 여름이면 따가운 뙤약볕을 그대로 몸으로 맞아야 한다. 

나머지 15%는 야생에서 포획된 코요테, 비버, 물범, 물개, 족제비 등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 캐나다구스는 야생에서 잡은 코요테 털을 사용하는데, 덫에 걸린 코요테는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다 다리가 잘리기도 하고, 부상과 출혈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모피 농장에서 주로 사육되는 동물은 밍크, 여우, 라쿤 등이다. 이들은 넓은 곳에서 사는 습성을 가진 야생동물이다. 좁은 사육장에 갇힌 동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뜬장 안을 빙글빙글 돌거나 왔다 갔다 하는 정형행동, 팔다리·꼬리 등 자신의 신체 일부를 뜯어 먹는 자해행동, 동족끼리 서로 잡아먹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까지 보인다.

국제모피연합에 따르면 모피 거래는 밍크의 경우 1990년대 4500만 마리에서 2015년 8400만 마리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45조3200억원)에 달한다.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은 대개 생후 6개월 때 도살되는데, '좋은 품질의 상품'이란 미명 하에 잔인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와 함께 모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2015년 기준 홍콩이 전 세계 무역량의 25%인 20억달러어치의 모피를 수입해 1위에 올랐고, 이어 중국이 15억달러였다. 한국은 2억7900만달러로 세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비인도적인 도살 방식 때문에 영국과 북아일랜드(2000), 오스트리아(2004), 크로아티아(2014), 네덜란드(2013) 등 유럽 여러 나라들은 10여 년 전부터 모피 생산을 금지했다.

생산뿐 아니라 수입과 판매까지 금지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뉴질랜드는 밍크 수입을 금지했고, 미국에서는 지난 2013년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모피 판매가 금지된데 이어 올해 4월 버클리 시도 모피 판매를 금지했다.

인도 역시 올해 1월 밍크, 여우, 친칠라의 모피 수입을 금지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모피를 판매할 경우 6개월 징역형에 처하는 '모피금지법'이 논의되고 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모피 퇴출'(Fur Free) 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유명 브랜드인 휴고 보스, 아르마니, 구찌,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타미 힐피거, 비비안 웨스트우드, 베르사체, 버버 리 등이 비윤리적이란 이유로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세계 4대 패션쇼로 꼽히는 런던 패션위크는 지난 9월 열린 패션쇼부터 동물 모피로 만든 옷을 퇴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모피는 반생명적이고 비윤리적인 잔인성으로 인해 더 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부끄러움과 수치의 대상으로 전락해 모피 퇴출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피의 반생명성과 끔찍하고 잔인한 동물학대의 진실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고 모피제품의 수입, 판매 및 사용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보호활동가, 동물구조119, 충남동물보호감시단, 고양시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내사랑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 소속 활동가들은 24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피반대!"를 외쳤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보호활동가, 동물구조119, 충남동물보호감시단, 고양시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내사랑유기동물거리입양캠페인,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 소속 활동가들은 24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피반대!"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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