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인 성남 태평동 개 도살장의 폐쇄를 위한 성남시의 행정대집행이 22일 오전 시작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와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등 3개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성남시로부터 태평동 개 도살장의 피학대견 구조 및 보호를 위한 긴급격리 조치를 위임받았다.
이에 3개 단체는 철거 현장에서 개들을 구조, 안전한 이동과 의료적 조치, 향후 관리 등을 담당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행정대집행이 진행된 개 도살장 현장에는 단 1마리의 개들도 남아 있지 않았다.
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태평동 개 도살단지는 인근 모란전통시장과 더불어 국내 개식용 산업의 거점으로, 최소 6개 이상의 대규모 불법 개 도살장이 운영돼왔다. 한꺼번에 최대 600마리의 개들이 계류할 수 있을 정도의 큰 규모와 잔인한 도살방식으로 동물학대의 온상지로 비판을 받았다.
성남시는 해당 부지에 밀리언파크 공원조성을 추진중이다. 성남시가 사업 인가를 받은 것이 2014년 5월. 이에 해당 부지에 대한 행정대집행 1차 계고서가 발부된 것이 지난 2017년 9월이었다.
하지만 태평동 개 도살업자들은 수십년간 시유지를 무단 점거하고 불법시설을 운영해왔으며, 시의 보상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시설 철거를 거부하며 무단 영업을 지속해왔다.
김현지 카라 정책팀장은 "불법 개도살장 개들에 대한 긴급격리 조치 발동은 불법 개 도살장에 계류하며 고통 받고 있는 개들이 피학대동물로서 보호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이후 전국 개도살장 폐쇄 행정 집행시 중요한 행정 실례로 준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태평동 행정대집행은 개도살 업자들이 온갖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법의 칼날이 겨눠질 때면 개들을 방패막이로 삼던 그동안의 행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확인시켜 줬다"”며 "개식용 산업의 종말을 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라 등 3개 단체는 조만간 진행될 모란시장내 마지막 남은 개고기 판매업소인 서울축산에 대한 행정대집행에도 성남시의 긴급격리에 참여, 계류하고 있는 개들을 구조 보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