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돌고래 '태지'는 더이상 쇼를 원하지 않는다"
"큰돌고래 '태지'는 더이상 쇼를 원하지 않는다"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8.12.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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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쉼터추진위, 기자회견 열고 서울시에 위탁기간 연장 촉구
"영국·캐나다 등 해외 모범 따라 바다쉼터 조성하면 적극 협력"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가 현재 제주 퍼시픽랜드에 있는 큰돌고래 태지(18·수컷)의 위탁 사육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양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이하 바다쉼터추진위)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1500여명 시민들이 서명한 요구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바다쉼터추진위에는 핫핑크돌핀스, 카라, 케어, 동물자유연대,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이정미 정의당 대표, 최재천 전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소유인 태지는 지난해 위탁계약을 통해 서울대공원에서 제주퍼시픽랜드로 옮겨갔다. 그런데 위탁 사육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소유권은 2019년 1월 1일부터 퍼시픽랜드로 넘어가게 된다.

바다쉼터추진위는 "서울시가 이대로 마지막 돌고래 태지를 퍼시픽랜드로 기증해버린다면 이는 제돌이를 비롯한 돌고래 방류를 지지한 대다수 서울시민의 뜻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 돌고래 방류를 통해 동물권을 증진시킨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과에 큰 흠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지는 지난 2008년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서울대공원으로 온 큰돌고래다. 이후 서울대공원 해양관에서 함께 지내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금등(25세 추정·수컷)과 대포(24세 추정·수컷)가 지난해 5월 22일 야생방류를 위해 제주로 떠난 뒤 태지는 생태관에 홀로 남겨졌다가 지난 6월 20일 위탁계약을 통해 제주 퍼시픽랜드로 옮겨졌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당시에도 바다쉼터추진위는 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사설 돌고래 공연업체인 제주퍼시픽랜드가 2011년 7월에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에서 20년간 불법 포획해왔음이 드러났고,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돌고래들이 몰수된 곳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대부분의 돌고래 전시 및 공연장들이 생태설명회로 프로그램을 전환하고 있지만 제주퍼시픽랜드는 여전히 조련사와의 물속 공연, 고난이도의 공중회전 등 오락적인 돌고래 쇼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에 바다쉼터추진위는 서울시가 위탁기간 연장 등을 통해서라도 태지의 쇼 동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퍼시픽랜드 공연장 리모델링 공사 소음에 시달리고, 올 초에는 다른 돌고래들과 함께 쇼에 참여하고 있는 태지의 모습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바다쉼터추진위는 그동안 줄곧 태지가 야생환경과 비슷한 바다쉼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서울시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해왔다.

영국은 수족관 사육 벨루가들이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아이슬란드에 2019년 3월 세계 최초의 벨루가 바다쉼터를 개장한다. 캐나다 역시 최근 국회에서 수족관 돌고래의 사육을 금지시키는 법률을 통과시키고 수족관 사육 고래류를 위한 바다쉼터 만들기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국립 볼티모어수족관은 플로리다주에 큰돌고래 전용 바다쉼터를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수족관 돌고래들을 자연 환경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바다쉼터추진위는 "세계 각국에서 수족관 고래들을 위한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고 있는 이때 이와 같은 흐름에 역행해 태지를 돌고래 쇼장으로 넘긴다면 동물복지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 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먼저 태지의 사육기간을 연장하고, 이후 관계부처와 협력해 바다쉼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면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이날 "큰돌고래 '태지'는 서울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일본에서 사온 돌고래다. 그런 돌고래를 제주 퍼서픽랜드에 기증하라고 서울시민은 허락한 적 없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바다쉼터를 만들어 돌고래들이 자연과 똑같은 환경에서 지내도록 하는 것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 하루빨리 우리도 바다쉼터를 조성해 국내에 남아 있는 38마리의 쇼 돌고래들을 그곳으로 보내고, 인간과 돌고래가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이하 바다쉼터추진위)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뒤 1500여명 시민들이 서명한 요구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이하 바다쉼터추진위)는 24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뒤 1500여명 시민들이 서명한 요구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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