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 편'이라던 케어, 4년간 230여마리 '집단 안락사'
'동물들 편'이라던 케어, 4년간 230여마리 '집단 안락사'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1.11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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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2018년 9월 동물사체 처리 5.2톤 
직원 "박소연 대표 지시로 은밀히 진행" 주장
케어 "안락사 불가피했다…사회적 논의 필요"
지난 2018년 5월 경기 남양주 소재의 개농장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와 배우 김효진이 개들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 케어 제공)
지난 2018년 5월 경기 남양주 소재의 개농장에서 박소연(왼쪽) 케어 대표와 배우 김효진이 개들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 케어 제공)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2015년 1월 이후 4년간 230마리 이상의 동물 안락사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케어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11일 "모두 박소연 대표가 지시했다. 박 대표의 결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의료폐기물업체의 세금계산서를 보면 케어는 2015년 8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동물사체처리 비용으로 3400여만원을 지불했다. 처리한 사체의 총 무게는 5190㎏이다.

A씨는 동물들의 안락사가 후원자는 물론 직원들도 모르게 은밀히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구조한 개와 고양이의 안락사를 지시한 박 대표가 회계팀에서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서류조작까지 의뢰했다고도 했다.

또 개농장에서 구조한 일부 개들을 동물병원이 아닌 곳에서 안락사 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는 A씨의 거부로 결국 시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케어에서 그동안 대규모 안락사가 진행된 과정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개농장 등을 통해 대규모로 개를 구조를 한 뒤, 이를 홍보하며 모금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회원 수를 늘리고, 구조한 개들의 보호소 자리 확보를 위해 보호중인 개들을 안락사 시킨 것이다.

물론 아프거나 사나운 개들이 우선 안락사 대상이 됐지만, 치료가 가능한 질병 수준의 개들이나 건강이 양호한 경우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들의 대량 안락사가 진행된 최근 사례는 2018년 경기 남양주 개농장 구조이후였다. 당시 케어는 그해 2월부터 7월까지 해당 농장에서 모두 26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케어의 홍보대사인 배우 김효진이 함께 참여한 구조작업은 일부 언론사가 현장 동행취재를 하는 등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케어는 "200마리의 개들을 구조, 치료, 보호하겠다"며 네이버 해피빈에 '개농장을 보호소호' 프로젝트를 개설해 19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또 미국 동물보호단체 '도브 프로젝트'로부터는 개들의 치료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된 260여마리 가운데 50마리 가량은 그동안 안락사 됐고, 현재는 177마리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박 대표의 지시로 진행된 케어의 집단 안락사 사례는 2018년 남양주 건 이외에 2017년 경기 부천 개농장 20여마리, 2017년 서울 신길동 주택 소형견 4마리, 2016년 충남 서산 투견 7마리 등이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가 예상되자 박 대표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케어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안락사가 불가피했다.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최소한 구조한 동물이 입양을 못 가고 있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2011년 이후 안락사를 하지 않았으나 2015년경부터는 단체가 더 알려지면서 구조 요청이 더욱 쇄도했다. 심각한 현장들을 보고 적극적인 구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 해 살리고자 노력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물들은 극한 상황에서 여러 이유로 결국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어의 안락사 기준은 심한 공격성으로 사람이나 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경우, 전염병이나 고통·상해·회복 불능의 상태, 고통 지연, 보호소 적응 불가한 신체적 상태 및 반복적인 심한 질병 발병 등이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많은 수의 동물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치료 등의 노력을 해왔고 엄청난 병원치료비를 모두 감당한 후에도 결국 폐사되거나 안락사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불가피하게 케어에서는 소수의 동물들에 대하여 안락사를 시행된 바 있고 결정과정은 회의 참여자 전원의 동의하에 동물병원에서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케어는 2002년 8월 설립한 '동물사랑실천협회'가 모태다. 2015년 케어(care)로 단체명을 변경했으며,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를 보호하던 단체로 유명하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케어는 2017년 기준 연간 후원금이 16억원에 달한다.

박소연 대표는 지난 2011년 경기 과천 문원동에서 뜬장의 자물쇠를 뜯고 개 5마리와 닭 8마리를 구조했다가 기소됐다. 2013년 대법원은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케어는 현재 충북 충주, 충남 홍성, 경기 포천, 서울 답십리 등에서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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